강원도 평강군에 위치한 오리산 위성사진 모습. 1만년전 마지막으로 분화한 이후 휴화산으로 알려져있으며 추가령구조곡 일대에는 오리산과 같은 휴화산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사진=위키피디아)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북핵실험과 환태평양 화산대의 불안정한 조짐이 겹치면서 백두산 재분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이보다 더 큰 우려는 휴전선 일대에 걸쳐져있어 조사가 전무한 추가령구조곡 일대다.
백두산의 재분화나 일본에 또다른 대지진 발생시 이 지역에 위치한 휴화산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철원평야 형성시 분화했던 것으로 알려진 오리산과 그 일대를 제외하면 실제 휴화산이 몇개나 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상황이다.
추가령구조곡은 서울 북부지역부터 원산만 일대까지 놓여 한반도를 반으로 가르고 있는 거대한 단층대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추가령구조곡이 통과하는 지역은 서울 북부, 의정부, 양주, 동두천, 연천, 철원 등 중북부 일대다. 오리산을 비롯한 대부분 휴화산들은 북한 지역에 놓여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화산들이 활성화되면 화산폭발과 지진 등이 일어나 남북한 모두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전까지는 지난 역사기간 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주목받지 못했지만 지난해 9월, 경주지진 이후 점차 주목받고 있다. 경주지진도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활동성이 없다 알려진 양산단층의 움직임에 일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도권 일대가 걸쳐진 추가령구조곡 일대도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남북한 휴전선 일대에 걸쳐져있는 추가령구조곡은 휴화산들이 늘어선 지형이지만 휴전선 일대에 걸쳐져서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못한 지역이며 백두산 재분화시 어떤 영향을 받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지역이다.(사진=두산백과)
보통 지난 역사기간동안 지진이나 화산활동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들은 지진 안전대라 여겨지기 쉽지만, 실제 지진이나 화산분화는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예측하기 매우 힘든 분야 중 하나다. 지난 1989년, 오스트레일리아 뉴캐슬 지역에 규모 5.6의 지진이 일어나 엄청난 피해를 입혔고, 이보다 앞서 1976년에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불과 150km 떨어진 탕산(唐山)에서 대지진이 발생해 수십만명이 죽었다. 이 두 곳은 모두 역사기간동안 지진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고 지대도 평평해 지진 안전지역으로 여겨졌던 지역들이다.
이 지역에서 그나마 휴화산으로 알려져있는 곳은 한탄강과 철원평야를 만든 분화구로 알려진 오리산(鴨山)이다. 강원도 평강군에 위치한 이 산은 원래는 봉우리 둘레가 5리 정도 된다고 해서 오리산이라 불렸으며 해발 454미터로 약 1만년 전에 10회 정도 마그마가 분출한 뒤 휴화산이 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외에 추가령 구조곡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휴화산들로는 성산 분화구, 현리 분화구 등이 있다.
수도권 바로 위에 놓인 불의 고리나 마찬가지지만 지하에 어떤 지층 구조가 이뤄져있는지 거의 조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오리산이 놓인 평강 용암대지, 검불랑지역, 회양과 창도 용암대지, 안변 용암대지 등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할 것으로 보이지만 휴전선에 의해 단절된 지역이라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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