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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재건축 내부고발로 비리 잡겠다"..'레드카드' 빼든 정부(종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5초

도정법 개정안, 지자체 감독 강화
자진신고때 형벌 감면ㆍ포상금
경쟁입찰 기본, 예외 최소화


"강남재건축 내부고발로 비리 잡겠다"..'레드카드' 빼든 정부(종합)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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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비리를 없애기 위해 정부가 자진신고 등 내부고발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을 가진 일선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철저히 관리감독을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사업장을 중심으로 금품이나 향응제공 등 불법·비리가 만연한 가운데 정부 대책이 실효성을 거둘지 관심이 모인다.


26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정비사업 계약조항을 다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내년 2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정부는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세부적인 실행지침과 고시 등을 짜고 있다. 주 타깃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불법이나 비리가 만연한 계약업무 전반이다. 통상 재건축·재개발은 조합을 중심으로 추진되는데, 각종 의사결정 구조가 불투명하고 외부업체와의 계약체결과 관련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거의 없어 비위가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눈에 띄는 건 내부고발을 이끌어내기 위해 신설되는 조항이다. 계약과정에서 금품이나 향응을 주거나 받은 이가 자진신고할 때 형벌을 감면해주는 한편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금품·향응 수수를 신고할 경우 광역지자체 차원에서 포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앞서 지난 8월 공포된 법 개정안에 담긴 내용으로 정부는 형벌감면 수준이나 포상금을 높이는 쪽으로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각기 따로 발의한 도정법 개정안은 지난 7월 국회 본회의에서 조율을 거쳐 대안으로 처리된 후 공포됐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앞서 개정된 법이 내년 시행에 들어가기 앞서 정비사업 과정에서 각종 계약 방법과 절차에 관해 고시 등 구체적인 처리 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정비사업 계약 업무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키로 했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사업장을 중심으로 업체간 경쟁이 과열양상을 빚으면서 조합원에게 고가의 식사를 접대하거나 선물을 뿌리는 행위가 만연했지만 지자체나 당국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시공권 입찰에 참여한 건설업체가 조합에 거액의 이사비를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부과여부가 불확실한 세금을 대신 내주겠다고 공언했을 때도 국토부는 언론을 통해 논란이 된 이후에야 "법률 위배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뒤늦게 대응했다. 자진신고나 포상금제도가 활성화될 경우 지자체의 관리감독 역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법 개정안이 정한대로 정비사업 계약업무와 관련해 발주방식이나 업체선정, 체결 등 전반에 걸쳐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만들고 있다. 현재는 시공사 선정이나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할 때만 관련 규정이 있어 조합 집행부나 소수 임원이 자의적으로 수의계약을 맺는 일이 빈번하다는 판단에서다.


기본적으로 모든 계약을 경쟁입찰로 하되 예외로 할 수 있는 항목을 최소화하는 한편 정비사업 주체인 조합이 조달청의 전자조달시스템을 활용토록 하는 방안도 포함될 예정이다. 서울 방배5구역이나 신반포22차 등 서울의 일부 사업장에서 제한경쟁 입찰을 악용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메스를 들이댄다. 이곳은 특정 건설사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조건을 과도하게 높인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정 기간 이상 유찰될 경우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기에 이 같은 '허점'을 활용한 것으로 국토부는 판단하고 있다.


김종철 변호사는 "정비사업 비리가 조합 집행부와 대다수 조합원간 정보 비대칭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큰 만큼 이를 보완할 만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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