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타율 0.306(3639타수 1112안타). 144경기 환산시 평균 34.7홈런, 111.9타점, 101.6득점.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는 외국인 타자 아홉 명의 25일 현재 평균 성적이다.
올해 외국인 타자 농사가 '대박'이다. 거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이 기본이다. 여기에 100득점까지. NC 재비어 스크럭스(30), 한화 윌린 로사리오(28), 삼성 다린 러프(31)가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을 기록 중이다. KIA 로저 버나디나(33)는 홈런 세 개만 부족하다. 이들 네 명은 재계약이 확실시된다. 선택권을 쥔 쪽은 구단이 아니라 선수들이다.
중간에 들어온 타자들도 대박을 쳤다. SK 제이미 로맥(32), 넥센 마이클 초이스(28)는 무지막지한 힘을 보여줬다. kt 멜 로하스 주니어(27)도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로맥은 외국인 타자 중 타수당 홈런 생산성(11.6타수당 1홈런)이 가장 높다. 초이스가 11.64타수 당 하나로 비슷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144경기를 모두 뛰었다면 로맥은 43.6개, 초이스는 46.9개 홈런을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리그 적응력이 높아지면 홈런 개수는 더 늘 수 있다. KBO리그 2년차를 맞은 로사리오와 두산 닉 에반스(31)는 이미 지난해보다 각각 네 개, 두 개 더 쳤다.
로맥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다. 타율이 0.24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44)은 "로맥만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타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구단이 외국인 타자들에게 가장 크게 기대하는 것이 '한 방'이다.
그런 면에서 롯데의 앤디 번즈(27)는 아쉽다. 113경기에서 홈런 열네 개를 쳤다. 하지만 유일한 외국인 2루수로 내야 수비 안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주루와 작전수행능력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조원우 롯데 감독(46)은 번즈가 내야 수비의 핵심이라고 했다. 조 감독은 "번즈는 수비 범위가 넓고 송구 능력도 좋다. 수비 동작까지 빨라 더블 플레이도 잘 만들어낸다. 번즈 덕분에 투수들이 지난해보다 훨씬 편하게 던진다"고 했다.
지난해 열 개 구단 중 두산, LG, 한화만 외국인 타자와 재계약 했다. 하지만 올해는 재계약 선수가 많을 것 같다. 이 해설위원은 "아홉 명 다 재계약을 해야 하지 않을까. 과거에는 경력을 중시했지만 이제는 젊고 힘있는 타자들을 데려온다. 리그에 적응만 하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 가면 돈도 벌 수 있고 얼마든지 하고 싶은 야구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젊은 외국인 선수들도 많아졌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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