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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벨을 논하다]정말 자르실 겁니까…암환자 마지막 생명줄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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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심평원 "관련 협의체 구성하겠다"

[오프라벨을 논하다]정말 자르실 겁니까…암환자 마지막 생명줄마저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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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최근 오프라벨(허가외 처방) 논란이 뜨겁다. 오프라벨로 생의 마지막 끈을 잡고 있던 말기 암환자의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달 21일 면역 항암제인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됐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그만큼 환자의 부담은 줄어든다. 반길 일이다.

문제는 보건당국이 급여적용을 하면서 허가한 적응증 범위가 지나치게 좁다는데 있다. 보험적용이 되면서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허가한 범위(비소세포폐암 환자) 내에서만 가능하다.


위암과 유방암 환자들은 '키트루다' 등 면역 항암제를 오프라벨로 처방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거부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오프라벨 문제, 과연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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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암환자들의 아우성이 여기저기 퍼지고 있습니다. 생명의 마지막에 서 있는 이들은 그동안 이들은 오프라벨(허가외 처방)로 면역 항암제 치료를 받아 왔습니다. 지난달 21일 면역 항암제인 '키트루다' '옵디보'에 대해 급여 등재가 이뤄졌습니다. 이 두 면역 항암제를 '비소세포폐암'에 한정했습니다. 그동안 오프라벨로 위암, 췌장암 등 치료를 받아왔던 다른 암환자들은 더 이상 오프라벨 처방을 받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비소세포폐암이 아닌 다른 암종의 환자들은 일선 병원의 다학제위원회와 사전승인 절차를 거쳐야 이 약들을 쓸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사후 승인이 가능했는데 이마저도 차단되고 말았습니다. 이들의 외침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일선 병원들은 '원칙'만 앞세우며 해결점 찾기에 소극적이란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마지막 끈이라고 생각하며 오프라벨 처방을 기다리고 있던 말기 암환자들의 피 끓는 사연은 오프라벨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일본 원정 치료에 나서는 말기 암환자=췌장암 4기 환자인 오모씨(54)는 한 개인병원에서 그동안 오프라벨으로 키트루다 처방을 아홉 차례 받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 원장이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했습니다. 오씨는 서울 유명 종합병원에 오프라벨 사전승인 요청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아직 종합병원에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습니다.


오씨는 국내에서는 치료 방법이 없다고 판단해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그는 "일본 도쿄의 한 메디컬에서 총 10회 NK 세포 치료와 병행해 면역 항암제인 옵디보를 투여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오씨의 바람은 한 가지입니다. 그는 "신약의 안전성 확보가 중요한 것은 이해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말기 환자에게 치료 선택권을 줘야 하는 게 올바른 방향 아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다학제와 사전승인은 말기 암환자에 사형선고=이제 오프라벨 처방을 받기 위해서는 병원의 다학제위원회 논의를 거쳐 사전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심평원이 일선 병원에 이 같은 방침을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전이암 4기인 송모씨(47)는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넓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신약에 대한 정보를 말기 암환자들에게 더 많이 제공했으면 좋겠다"며 "말기 암환자나 보호자들은 밤잠 설쳐가며 해외 사이트를 찾아가고 번역기 돌려가며 찾고 찾아 단 한 번만라도 후회 없이 써 보고 싶은 게 면역 항암치료제"라고 토로했습니다.


환자와 가족의 이 같은 노력과 달리 일선 병원이나 관련 기관에서는 구체적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고 항변합니다. 송씨는 "(심평원의 경우)행정적 절차를 따지고 (국내 병원의 경우)임상자료가 많지 않아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형국"이라며 "이는 책임지고 싶지 않은 공무원들과 번거로운 일에 휘말리기를 꺼리는 일부 병원의 합작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말기 암환자를 앞에 두고 여러 과 전문의들이 항암제에 관해 논의하는 다학제위원회가 과연 필요하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말기 암환자의 경우)항암제의 오프라벨 사용에 한해서는 종양내과 전문의가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유의미하다'고 인정하면 최대한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심평원 "협의체 구성한다"=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최근 오프라벨 논란이 확대되자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심평원은 요양기관에서 다학제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신청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오프라벨 사용에 대해 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승인을 결정했습니다. 이병일 심평원 약제관리실장이 최근 말기암 환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신속하게 검토하기로 했던 약속을 이행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예정대로 하면 10월 중순쯤 개최될 것이던 암질환심의위원회를 지난 18일 개최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번 결정에서 옵디보 단독요법에 위암, 간세포암, 항문암 등 3개 요법이 승인됐고 키트루다 단독요법에는 위암, 비호지킨림프종, 직결장암 등 3개 요법이 추가됐습니다. 이 실장은 "그동안 50일 정도 걸렸던 오프라벨 승인이 18일로 단축됐다"며 "면역 항암제에 대한 적응증이 늘어나면서 심평원도 이에 대한 현실적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3세대 항암 치료인 면역 항암제 치료 시스템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최근 오프라벨과 관련해 민원이 쏟아지고 있어 심평원도 해결점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심평원, 전문 의료단체, 환자단체 등으로 협의체가 곧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사에서 환자 중심으로 바뀌어야"=오프라벨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행으로 굳어진 의료 현장에서의 치료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동안 의사 한 마디가 환자의 치료 시스템을 결정했습니다. 오프라벨 논란은 이 기본 명제에 반문을 던졌습니다. 환자 중심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4기 간내담도암과 싸우고 있는 김모씨(65)는 "더 이상 기댈 곳 없는 말기 암환자들은 내 돈 내고(비급여), 부작용까지 감수(확보되지 않은 안전성)하면서 면역 항암제에 기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환자 중심의 시스템으로 의료 서비스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입니다. 이번 오프라벨 논란은 생명을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논의해보는 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더욱 구체적이고 좀 더 현실적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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