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일본 자민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밀고 있는 헌법 9조 자위대 근거 관련 법안을 중의원 선거 공약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전쟁가능한 국가'를 위한 아베 신조 총리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은 이달 중 중의원 해산후 10월 중 실시될 선거 공약 초안에 헌법 9조 자위대 관련 개정안을 포함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에 돌입했다. 자민당 추진 본부는 헌법 9조를 포함 4개 항목에 대한 논의를 거쳐 개헌 공약 초안 방침을 확인했다. 추진 본부 관계자는 "아베 총리의 헌법 9조 개정안은 현실적이다. 자민당 내 이해도도 높다. 공약에 포함시켜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베 총리는 헌법 9조에 자위대 보유를 명기하는 것을 중심으로 헌법을 개정해 2020년에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평화헌법 규정인 헌법 9조 중 전쟁ㆍ무력행사 포기를 정한 1항, 전력보유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의 2항을 그대로 둔 채 자위대 근거를 규정하는 3항을 새로 만들어 넣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개헌 추진이 힘을 받지 못하자 1단계로 현행 헌법 9조를 유지한 뒤 자위대를 명기하는 안을 실현시킨 후, 9조의 2항을 없애는 2단계 개헌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아베 총리가 염두에 둔 대로 9조 2항이 삭제되면 자위대의 임무가 '방위'가 아닌 '전력'으로 변화해 일본은 전쟁 가능한 국가로 변신하게 된다.
아베 총리는 지지율 하락으로 지난 7월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후 "개헌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한걸음 물러섰었다. 북핵 이슈가 부각되며 내각 지지율이 회복하자 총선에서 개헌을 이슈화하기로 한 것이다.
헌법 개정안 통과는 아베 총리의 임기 연장과도 연계되는 중요한 이슈다. 임기 내 개헌 완료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내년 9월에 실시되는 자민당 총재 경선에 출마할 여지를 만들 수 있다. 경선에서 승리하면 2021년 9월까지 당 총재 및 총리직을 계속 맡게 된다.
다만 이번 조기총선에서 개헌 발의 선인 3분의 2 의석을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확보해야 하는 산이 하나 더 남아있다. 자민당 내 개헌 반대파의 견제도 예상된다. '포스트 아베' 선두 주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19일 "선거 공시 때까지 자민당 안이 결정되는 것은 시간적으로 어렵다"며 아베 총리가 제안한 개헌안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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