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정부가 이달 초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뒤 인근 집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수성구를 제외한 다른 구들의 집값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21일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8·2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인 7월31일 기준 0.14%에서 대책 발표 뒤인 8월7일 0.11%로 소폭 내렸다. 이후에도 8월14일 0.09%, 8월21일 0.11%, 8월28일 0.08%, 9월4일 0.1%로 큰 변동이 없었다. 8·2 대책에서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7월31일 기준 0.33% 올랐다가 8·2 대책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구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끈 것은 수성구였다. 대구 수성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8·2 대책 직전 0.45%에서 대책 발표 직후 0.32%로 둔화됐다. 이후 8월14일 0.3%, 8월21일 0.32%, 8월28일 0.26%, 9월4일 0.25%로 높은 오름 폭을 유지했다. 이런 과열 현상을 잡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8·2 대책 후속조치로 내놓은 9·5 추가대책에서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그러자 수성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11일 기준 0.09%로 완화됐다. 한주 만에 0.16%포인트가 내린 것이다.
문제는 수성구를 누르자 옆동네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 동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9·4 추가대책이 나오기 전 0.04%에서 추가대책 이후 0.09%로 두배 이상 뛰었다. 중구도 이 기간 동안 아파트값 상승률이 0.12%에서 0.13%로 소폭 올랐다. 특히 대구 중구는 수도권과 광역시 가운데 성남 분당구(0.1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오름 폭을 나타냈다. 대구 서구는 0.08%에서 0.09%로, 남구는 0.06%에서 0.07%로 상승세가 확대됐다. 달서구는 보합(0%)에서 0.02% 오름세로 돌아섰다. 다만 북구는 0.15%에서 0.04%로 상승세가 둔화됐다. 달성군은 0.04% 오름 폭을 2주 연속 유지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구 아파트값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수성구의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상승 폭이 축소됐지만 중구 등 다른 지역들이 상승 폭을 키우면서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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