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기관인 한식재단이 윤숙자 전 한식재단 이사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사단법인과 상당한 규모의 금전 거래를 맺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식재단이 출범한 2010년부터 지난해말까지 윤 전 이사장이 운영해 오던 한국전통음식연구소와 2억2800만원어치 총 5건의 계약을 체결했었다고 밝혔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는 윤 이사장이 1998년 4월1일에 설립해서 2000년 3월25일에 농림부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단체다.
한식재단과 한국전통음식연구소는 ▲아름다운 한국음식 100선 아랍어본 제작 5400만원(2010년) ▲국내 거주 외국인 대상 한식체험교육 프로그램 1700만원(2012년) ▲궁중음식 조리교육 지원사업 위수탁 협약 2500만원(2014년) ▲연변 조선족 식문화 원형발굴 및 심포지엄 개최 용역 1억800만원(2014년) ▲2015 궁중음식 조리교육 지원사업 위수탁협약 2400만원(2015년) 등 계약을 체결했다.
또 2008년에 한식세계화 연구소를 열고 2009년에는 떡 박물관이 교사연수 지정기관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10년에는 한식스타쉐프 국가교육기관으로 지정, 전통주학교를 개원했다.
2011년에는 해외요리강사 업그레이드 교육 국가교육기관 지정, 2012년에는 한식재단의 한식세계화 교육기관 지정, 농림축산식품부 전통주 교육훈련기관 지정, 문화체육관광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지정기관 선정 등 성과를 거뒀다.
이외에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식산업 전문인력 양성교육기관 지정,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김치교육훈련기관 지정, 한식재단 궁중음식조리교육기관 선정 등 연속적으로 각종 교육 및 훈련 교육기관으로 선정되거나 지정됐다.
지난 5월 12일자로 임기를 약 1년 남겨둔 시점에서 갑작스레 중도 사임한 윤숙자 前이사장이 운영하는 법인과 상당한 규모의 거래가 있었으며, 또한 동 법인이 연속적으로 매년 각종 교육훈련기관으로 지정되거나 선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이사장은 국정농단세력 일원인 차은택씨가 위원으로 활동했던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출신으로, 윤 이사장이 활동했던 문화융성위원회에는 국정농단세력과 가까운 인사들이 포진했었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윤 이사장은 2015년 12월11일 문화융성위원회 2기 위원으로 선임되기전까지 '창조경제민관협의회 문화창조융합부문 자문위원'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식음료전문위원'에 위촉되는 등 박근혜 정권과도 인연이 깊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과 떡 박물관 관장 등 경력만 있던 윤 이사장은 대통령 직속기구인 문화융성위원회 2기 위원으로 선임된지 3개월만에 재단 이사장 공모절차에 응모, 2016년 3월에 인사추천위원회에서 선임되고 그해 4월 6일 제4대 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김 의원은 윤 이사장은 인사추천 과정에서 응모한 후보자들 모두가 자격, 경력이 미흡해 재공모하자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당시 인사추천위원회에서 면접대상자로 추천해 윤숙자 후보자를 한식재단 이사장으로 선임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정농단사건 연루자들이 상당수 활동했던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 경력이 윤 이사장의 선임 배경이 아닌지 여부와 국정농단세력이 개입해 설립된 미르재단의 한식세계화 사업 참여과정에 한식재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림축산식품부 등과 연관성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식재단이 윤 이사장이 운영해 온 한국전통문화연구소와 상당한 계약을 맺었고 매년 각종 교육·훈련기관으로 지정·선정되는 등 성장을 거듭해 온 배경은 없는지도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측은 "한식재단과 계약을 체결한 사업들은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된 입찰 사업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진행된 사업"이라며 "아름다운 한국음식 100선 아랍어 출간의 경우 한림출판사와 아랍 현지의 출판사를 통해 아랍현지에서 직접 출간하는 것을 중계한 것으로 직접 진행한 사업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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