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사과 이후 인준 협조로 돌아서
丁의장 해외출장 미뤄…직권상정 수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안갯속' 이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준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승적인 사과에 이어 국민의당도 협조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18일 경기도 광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 부결 직후 국회의 무책임을 자문하는 과정에서 저의 발언으로 행여 마음 상한 분들이 계시다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장 공백은 헌법재판소장 공백과 더불어 3권 분립을 골간으로 하는 헌정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기로 기록될 것"이라며 "오늘이라도 대법원장 인사청문 보고서는 지체 없이 채택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본회의에서 처리돼야 하며 야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와 협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을 향해 "땡깡 부리고 골목대장질 하고 캐스팅보트나 하는 몰염치한 집단"이라며 "자유한국당에 박수를 치는 국민의당은 이제 형제의 당이 아니다"라고 맹비난을 퍼부은 지나 12일 이후 6일 만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추 대표가 금명간 사과를 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김이수 후보자 부결 사태 이후 김 후보자 인준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더 깊은 대립으로 치달아봐야 민주당으로써는 딱히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으로써도 김이수 인준안 부결로 유례없는 헌법재판소장 공백을 초래했다는 비난에 직면한 상황에서 대법원장 임명까지 무산될 경우 정치적 후폭풍을 우려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날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국민의당을 원색적으로, 도덕적으로 비난한 데 대한 것으로는 대단히 미흡하다"면서도 "이것과 별개로 국정이 대단히 소중하고 중차대하기 때문에, 이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관련 절차 협의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를 찾아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 부결 직후 격한 나머지 과도한 표현을 한 데 대해 국민의당에 유감이고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얘기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관련 협의를 진행하며 숨가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정 원내대표는 오후 당 소속 청문위원들과 만나 협의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보고서 채택에 대해 쉽게 의견이 접근되는 것 같진 않다"면서 "의장이 직권상정여부를 결정해 직권상정을 결정하면 표결에는 참여를 하려고 하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세균 국회의장은 김명수 임명 동의안과 관련해 오는 19일부터 예정되었던 중견 5개국 국회의장회의인 믹타회의(MIKTA) 참석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공식방문을 위한 해외순방 일정을 연기한다고 이날 밝혔다.
국회 대변인실 관계자는 "국제회의 참석 및 외국 정상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대법원장 임명동의 등 국내 상황이 엄중한 만큼 금번 해외순방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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