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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내연차' 결단한 중국의 다중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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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까운 미래 내연기관차 시장 퇴출 사실상 선언
대기오염 해소·신에너지차 주도권 확보·자국 산업 보호 등 복합 배경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이 휘발유와 경유를 원료로 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 및 판매 중단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 이어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이 조기에 '탈(脫)내연'을 선언하면서 신에너지 차량 주도권 경쟁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중국이 내연기관차의 시장 퇴출을 결단한 것은 대기오염 해소, 신에너지차 주도권 확보, 자국 산업 보호 등 다중 포석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불씨를 당긴 건 지난 9일 신궈빈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급)의 '깜짝' 발언이었다. 신 부부장은 이날 톈진에서 열린 한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일부 국가처럼 중국도 신에너지차 개발과 대기오염 완화를 위해 내연기관차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는 일정표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을 발표한 영국·프랑스와 비슷한 2040년께를 목표로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스코틀랜드(2023년)와 네덜란드·노르웨이(2025년), 인도(2030년) 등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중국이 내연기관차를 시장에서 퇴출하기로 한 표면적 이유는 고질적 병폐인 대기오염 해소다. 중국 정부는 일찍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강화했다. 2015년에 발표한 제조업 진흥책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에서 중점 육성해야 할 10대 첨단산업 가운데 하나로 신에너지차를 꼽고 보조금 등 각종 지원에 나섰다. 이를 통해 지난해 51만여대에 그친 신에너지차 판매 대수를 2025년까지 700만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200여개 기업이 신에너지차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기존의 전통 자동차로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선도 업체에 대항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신에너지차 분야에서 1등 기업을 키우려는 의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내연기관차 생산·판매 금지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 한 해에만 28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한 최대 시장이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30%를 차지한다.


유럽과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중국 현지 기업과 손을 잡는 등 '적과의 동침' 전략에 나섰다. 최근 혼다와 닛산,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는 중국 로컬 자동차 업체와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고 현지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도 중국 업체와 전기차 생산을 위한 합작 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2009년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정책 변화는 글로벌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에서 내연기관차의 퇴출은 위기이자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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