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 9일 세종대서 타운홀 미팅 열어 주민 의견 수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광진구 지역 내 순환버스가 막힘 없이 언제 어디든지 갈 수 있는 통행이 원활한 도시가 됐으면 좋겠어요”, “요즘 북한 핵 문제로 무서운데 아파트가 별로 없고 주택이 많은 지역 특성도 있고, 지상에 나와 있는 지하철을 지하로 넣어 함께 안전한 방공호를 마련해주세요”, “취약계층 아동이나 청소년을 배려하는 정책이 필요한데 재능이 개발되고 꿈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으면 합니다”
9일 오후 광진구 소재 세종대학교 광개토컨벤션 A홀에는 원탁 20개가 놓여 있었다.
테이블마다 중학생부터 장년층까지 연령대도 각각이지만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학부모, 주부, 직장인, 자영업, 장애인, 다문화가족까지 계층도 다양해 보이는 이들은 다름 아닌 광진구민이다.
무한한 애정이 없으면 불가능할 황금 같은 토요일, 귀한 시간을 내 한자리에 모인 구민 200여명은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 ‘광진구’ 미래상과 구체적인 전략에 관해 토론하고 생생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광진구 타운홀 미팅 현장이다.
성별, 연령별, 직업별로 원탁 테이블 1개 당 10명씩 둘러앉아서 토론진행자의 진행으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 구민 사이에는 김기동 광진구청장도 있었다.
김 구청장은 테이블을 돌며 구민들이 내놓은 의견을 듣고, 필요하면 즉석에서 답변을 해줬다.
김 구청장은 “이번 행사는 소통과 참여를 기본으로 하는 민주적인 의견수렴 과정이라는 생각을 전제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내가 살고 있는 광진구 미래 발전을 위한 정책 발굴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진행되는 행사이니 만큼 자유롭게 토론해 광진구 밝은 미래를 열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토론에 참여한 고등학교 1년 이서영(17, 여)양은 “학교와 학원을 다니며 학업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지만 정작 내 가족과 친구가 있는 동네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본적이 없다”며 “특히 청소년이 직접 청소년에 해당하는 정책을 만드는 데 개입, 바꿔나가야 세상도 바뀌는데 일방적으로 어른들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발전이 없고,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 미래 내 자식들에게 부끄러울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진한(62)씨는 “요즘 강서구에 특수학교를 지을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찬반이 있는데 광진구에는 정신지체아동을 위한 특수학교가 예전부터 있고 또, 장애인을 위한 복지관인 정립회관도 위치해 있어 구민으로서 자랑스럽다 ”며 “단지 장애인을 위한 센터가 없는데 시설이 생겼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공동체 일원으로 장애인도 더불어 살 수 있는 성숙한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며 참여 계기를 밝혔다.
자기소개할 때 까지만 해도 어색했던 토론자리가 3시간가량이 지나고 나니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20대 화양동에 사는 청년은 “건대입구 인근에 있는 ‘청춘뜨락’처럼 잉여공간을 발굴해 공원으로 조성해주면 그 곳에서 버스킹도 하고, 청년모임을 갖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생길 것이고, 문화공간으로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라는 제안을 했다.
50대 중곡 4동에 거주하는 여성은 “노후된 경로당을 활용해 노인과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세대 간 유대감과 세대를 통합하는 장소로 했으면 한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다른 50대 구의1동에 사는 여성은 “요즘 저출산과 육아 문제가 심각한데 맞벌이는 쉽게 아이를 맡길 수 있고 아이를 돌보고 싶은 사람은 시간대별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결국 여러 사람이 공동육아와 보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구는 조별 토론에서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전체의견을 공유, 전체 토론과 심층 토론에서 나온 주요 의견들을 모아 공감투표를 부쳐 호응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구민이 바라는 광진구의 미래 모습으로는 ▲계획적으로 도시가 잘 정비돼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34표) ▲많은 일자리와 지역경기활성화로 활력 있는 경제도시(24표) ▲취약계층이 차별 받지 않고 더불어 누리는 복지도시(23표) ▲쓰레기 처리가 올바르게 이루어지는 깨끗한 도시(21표) 등이 다수의 지지를 받았다.
또 미래상을 실현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아이디어는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한 도로정비, 주차장 확충, 마을버스 연계(33표) ▲문화?체육, 여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및 기반시설 확충(26표) ▲깨끗한 거리 조성을 위한 쓰레기, 공해대책 수립(24표) ▲다문화, 장애인, 서민 등 취약계층의 차별 해소와 복지종합대책 수립(21표) 등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타운홀 미팅 토론 결과는 정리해 구 홈페이지에 공유할 예정이다.
김기동 구청장은 “타운홀 미팅의 가장 큰 성과는 구민들이 먼저 해야 할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줬다는 것이다. 구민 대표들이 전해준 아이디어는 생생한 생활 속에서 나온 것이고 정답이며 협치와 합의를 통해 구민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동네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종합적인 자원이 있는 구청에 많은 관심을 가져서 지방자치의 주인인 구민이 혜택도 구민이 받도록 구도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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