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끔 인하하고 버틴다" 비난여론 속 이마트, 잘 안 팔리던 중란 추가 할인
업계 "유통구조 복잡하고 추석 전 소비 회복 가능성도 있어 조정 힘들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대형마트가 살충제 파동 이후 계란값을 5000원대로 내리고도 할인율이 낮다며 계속 욕먹고 있다. 급기야 이마트에서 '중란 30개들이 한 판 3000원대 할인 판매' 프로모션을 예고했지만 비난 여론은 잦아들지 않는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거센 계란값 추가 인하 요구 속 대형마트들은 수요, 산지가 등을 수시로 체크하는 중이다.
'에그포비아(계란과 공포증의 합성어)'가 좀처럼 가시지 않으면서 계란값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대형마트 3사는 산지가 하락세를 반영해 지난달 26∼27일 계란 한 판 가격을 일제히 5980원으로 내렸다.
이마트는 전체 계란 판매 가격의 기준이 되는 알찬란 30구(대란 기준) 소비자가를 기존 6480원에서 5980원으로 7.7% 내렸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인하 폭은 똑같이 6.3%였다. 계란 산지가가 40%가량 폭락했는데 대형마트 3사는 판매가를 고작 6.3~7.7% 내린 것이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이마트는 7~9일 협력회사 직영농장에서 생산하는 '실속란 30개입 중란'을 기존 5780원보다 1800원 저렴한 3980원에 파는 행사를 기획했다. 이마트는 "재고 처리 문제로 힘든 산란계 농장을 돕고 계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할인 행사와 별도로 계란 산지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협력업체와 협의해 추가 인하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왕란, 특란, 대란에 이어 가장 크기가 작은 중란은 사실 소비자들이 잘 안 찾는 제품이다. 취급하는 대형마트 점포도 소수에 불과하다.
대형마트 3사는 주력 계란 상품의 추가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 인하 압박이 크더라도 복잡한 유통구조상 소매업체인 대형마트가 움직일 여력은 아직 없다"며 "또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부진했던 계란 소비가 점차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데 섣불리 가격을 조정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급감했던 계란 소비는 최근 조금씩 회복되는 조짐이다. 롯데마트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계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앞서 살충제 파동 직후인 8월17~23일엔 매출이 36.0% 곤두박질쳤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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