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는 김장겸 MBC 사장이 5일 고용노동부에 자진 출석했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한 지 나흘 만이다. 고용부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은 전날 오전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에 특별근로감독관들을 보냈으나 김 사장이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혀 철수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서울 마포구 서부지청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에게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언론자유와 방송독립을 어떻게 지킬까 요 며칠 고민이 많았다”며 “취임한 지 6개월 밖에 안 된 사장이 무소불위의 언론노조를 상대로 무슨 부당노동행위를 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당당히 조사받고 가겠다”고 했다.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서부지청은 김 사장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MBC에서는 2012년 파업 기간 동안 이용마 기자, 최승호 PD 등 6명의 해직자가 발생했다. 또 지난 5년 간 노조활동 등을 한 직원에 내려진 징계가 71건에 달한다.
서부지청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김 사장을 포함한 MBC 전ㆍ현직 임원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MBC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 고용부가 김 사장에게 적용한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ㆍ신사업개발센터 등)센터 설립 및 전보, ▲모성보호의무 위반, ▲최저임금제 위반, ▲근로계약서 미교부, ▲일부 퇴직금 부족 지급 등 5가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MBC 측은 “센터 설립 및 전보는 사장 취임 전의 일이며 근로계약서 제공 미비, 퇴직금 산정 일부 잘못, 직원 급여 산정 실수 등은 사장이 잘 알 수도 없고, 실수를 교정하면 되는 단순한 사안”이라며 “통상 대표자 진술서로 수사가 종결되고 검찰에 송치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 “고용부가 억지 강압 출석을 요구하고,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은 것은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틀 짜기의 일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른 아침부터 보수단체 회원 10여명이 이곳을 찾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김 사장을 응원했다. 경찰은 1개 중대 70명을 동원해 서부지청 건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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