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협의회 안건부의 후 서면결의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5일 주주협의회를 열어 매각가격 인하와 상표권 사용계약에 관한 최종 입장을 정한다. 다만 정부가 금호타이어 매각에 우호적인 입장이 아니어서 결론을 예측하기 더더욱 어려워졌다.
5일 채권단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주주협의회를 열어 그간 더블스타와의 협상 결과를 공유하고, 변경된 매매조건을 안건으로 공식 상정한다. 오늘 공유된 안건은 각 채권은행의 내부 동의를 거쳐 추후 서면으로 결의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더블스타와의 협상 결과를 반영한 주주협의회를 오늘 오후 열 계획"이라면서 "어떤 안건이 부의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29~30일 중국에서 더블스타와 가격조건을 비롯한 막판 협상을 벌였다. 앞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상반기 영업적자 전환을 이유로 매각가격을 종전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체결한 기존 주식매매계약서(SPA)상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15% 이상 하락이 예상되는 경우 더블스타는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채권단은 주주협의회를 통해 더블스타의 매각가격 인하 요구를 수용키로 잠정 합의하고, 가격인하를 전제로 고용보장 기간, 손해배상한도 등 변경매매계약(SPA) 세부사항을 논의해왔다. 산업은행은 당초 2년이었던 고용보장 기간을 5년까지 확대하고 인수 후 우발채무 발생에 따른 손해배상 한도폭을 종전 16.2%에서 8~16.2% 범위내에서 축소하는 협상을 벌여왔다.
채권단은 주주협의회에서 상표권 사용계약 문제도 매듭지을 계획이다. 앞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측은 지난 1일 산업은행에 "일부 수용 불가능한 조항을 제외하고 모두 수용할 의사가 있다"며 "협상 종결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박 회장측은 지난달 30일 채권단 상표권 사용계약 초안에 수정안을 제시했다가 이틀 만에 "전격 수용"으로 입장을 바꾼 바 있어 상표권 사용에 협조할 의사가 있는지 불확실하다는게 채권단의 시각이다.
채권단이 상표권 협상에 박 회장이 비협조적이라고 결론 내리면 매각 방해 이유로 박 회장 경영권을 박탈하는 등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매각의 근본 목적은 출자전환 주식 매각대금 극대화는 물론 회사 정상화를 통한 기존 채권 회수율 제고와 주주, 종업원,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있다"면서 "금호산업의 비협조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절차 진행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방산부문 매각 승인 문제도 변수로 남았다. 금호타이어는 우리 군에 트럭·전투기용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어 방산업체(매출액의 0.2%)로도 분류된다. 현행 외국인투자촉진법상 방산물자 생산기업의 해외 매각 승인(거부) 권한은 산자부 장관에 있다.
백운규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은 전날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주체가 되는 것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더블스타의 매각가격 인하 요구를 채권단이 수용하면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이 다시 부여되는 점을 언급한 뒤 "가장 좋은 것은 박삼구에서 어떻게 해서 컨소시엄을 형성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산자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백 장관 발언의 진의는 금호타이어 매각과정의 절차적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서 특정 인수 주체에 대한 선호를 밝힌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매각이 진행 중인 사안에 정부가 개입하려는 메시지로 비춰지면서 국제소송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은 방산부문 분할 매각이나 지정취소, 보안유지 조건부 매각 등 다른 대안이 있지만 문제는 정부와 채권단이 매각을 추진할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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