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김이수 인준안·결산안 처리 무산 놓고 충돌…이유정·김명수 후보자 등 '인사문제' 계속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부애리 기자] 문재인 정부 첫 정기국회가 닻을 올렸지만 여야가 2016년도 결산안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 처리를 매듭짓지 못하고 시작부터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다. 여야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내년도 예산안과 쟁점 법안 심사를 앞두고 험로가 예상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자가 통합진보당 해산 시에 소수 의견을 제출했다는 이유로 자유한국당이 인준안 표결을 무산시켰다"며 "이는 헌재 기능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한국당이 결산과 관련 없는 부대의견을 달아 결산안 처리가 불발됐다며 "자신들이 쓴 돈에 대해서도 회계 정리를 안 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질타했다. 전날 결산안 심사 막판에 한국당이 신고리 5ㆍ6호기 중단에 대한 감사와 공무원 증원에 따른 재원조달 방안 제출을 요구하면서 6년째 결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정기국회 전에 결산 심사를 해야 한다는 국회법을 한국당 몽니에 막혀서 지켜내지 못했다"면서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깃장을 놓는 한국당 행태를 보니 정기국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망칠 수만 있다면 아예 한국을 마비시킬 일도 서슴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망친다고 한국당이 다시 지지를 얻는 길이 열리는 건 아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은 결산안 처리 무산 사태의 책임을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무리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결산안 처리가 안 된 데 대해 유감"이라며 "공무원 증원 관련 재정 추계계획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며 국정 발목잡기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김 후보자 인준안을 국회 본회의에 올려봤자 부결될 가능성이 크니까 요청도 하지 않으면서 야당이 표결 상정을 거부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건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했다.
여야가 정기국회 10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지만 인사 문제를 놓고 여전히 대치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념 논란'이 불거진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야권의 목소리가 높다. 야당이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2~13일 진행될 예정이다. 주식 거래 의혹에 휩싸인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이날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한편 정기국회는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교섭단체 대표연설, 11일부터 14일까지 대정부 질문, 다음달 12일부터 31일까지 국정감사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11월1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후 시작되는 예산안 심사를 시작해 12월1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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