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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통상임금 패소]재계 "부담 가중" 당혹…제조업 공동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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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학계 "노조에 유리한 일방적 판결" 일제히 성토
"다른 기업 소송까지 영향미칠 수 있어" 예의주시
명확한 통상임금 범위·신의칙 적용 요구


[기아차 통상임금 패소]재계 "부담 가중" 당혹…제조업 공동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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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재계는 기아자동차 1심 판결에 대해 "산업경쟁력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격분하고 있다. 특히 재판부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까지 노조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충격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통상임금 소송 192개 중에서 제조업이 73개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제조업 공동화'를 걱정하는 등 '빈사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1일 "이번 판결로 기업들이 예측하지 못 한 추가 비용까지 부담하게 돼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번 통상임금 판결은 대법원이 제시한 신의칙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며 "상급심에서는 보다 심도 있게 고려해 판단해주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서둘러 내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판결 직후 "오늘 판결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신의칙을 적용하지 않은 점은 기존 노사간 약속을 뒤집은 노조의 주장은 받아들이고 지난 수십년간 이어온 노사합의를 신뢰하고 준수한 기업에게는 일방적으로 부담과 손해를 감수하라는 것"이라며 "허탈감을 금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기업에 일방적 부담"·"산업경쟁력 약화" 재계 반발=재계 전반의 분위기는 더 험악하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임금 소송이 진행될 때마다 오락가락 판결이 계속되다 보니 기업으로서는 이에 대한 리스크가 매우 크다"면서 "최근 분위기와 달리 신의칙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현재 소송중인 기업 등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통상임금은 초과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수당과 같은 '통상임금 연동수당'과 퇴직금ㆍ사회보험료 등 간접노동비용의 기준이 된다. 통상임금이 오르면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각종 수당의 총액도 커진다. 기업으로선 부담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통상임금 소급분까지 포함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약 38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인건비 부담으로 최대 41만8000개의 일자리가 줄고 이후로도 매년 최대 9만6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최근 통상임금 판결에선 재판부가 신의칙을 인정해 회사측의 손을 들어준 사례가 많았다. 만도ㆍ현대로템은 1심부터 신의칙이 인정됐고 현대중공업ㆍ아시아나항공ㆍ현대미포조선 등은 1심에선 신의칙이 부정됐다가 2심에서 인정받았다.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갑을오토텍, 한국GM도 사측이 주장한 신의칙이 인정됐다.


하지만 통상임금과 신의칙 인정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여전히 재판부에 따라 판결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재계선 명확한 법규정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같은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소송에 노출돼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와 하태경 바른정당 국회의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 6월말까지 전국 100인 이상 사업장 1만여개 중 192곳이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했다. 이 중 77곳은 소송이 마무리됐지만 나머지 115곳은 여전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여기엔 현대차ㆍ두산중공업ㆍLS산전ㆍ효성 등 대기업들이 다수 포함돼있으며 중소기업도 82곳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기아차 통상임금 패소]재계 "부담 가중" 당혹…제조업 공동화 우려도 ▲기아차 노조가 31일 통상임금 1심 판결 직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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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임금 개념과 범위를 명확하게 정하는 입법" 요구=재계 관계자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통상임금 판단기준을 제시했지만 하급심마다 판단이 달라지면서 사회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며 "기아차 소송도 이제 1심을 지났을 뿐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소송을 진행 중인 다른 기업들도 여전히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전경련은 "과도한 인건비 추가부담 등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통상임금 정의 규정을 입법화하고 신의칙 세부지침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의 역시 "통상임금 소송은 노사 당사자가 합의해온 임금관행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일 뿐 아니라 노사간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노사간 소모적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는 통상임금의 개념과 범위를 명확하게 정하는 입법조치를 조속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판결 자체는 법원에서 합리적으로 했겠지만 노사가 이런 문제가 계속된다는 것 자체가 산업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회사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 우리 기업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 역시 현 세대를 살아가는 근로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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