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경진 기자] 금융산업 산별교섭이 이르면 다음달 재개된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산별교섭 테이블을 다시 마련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은 29일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나 금융산업 산별교섭 재개 문제를 논의했다. 산별교섭은 사용자 측 대표인 사용자협의회와 근로자 대표인 노조가 만나 임금인상, 성과연봉제 등 업계 현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의결하는 단체교섭을 말한다.
금융노조 고위 관계자는 "양측 대표가 다시 만나 논의할 예정이다"며 "구체적인 일정이나 논의 방식은 이후 실무진에서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별교섭은 다음달인 9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은 사용자측와 노조측 수장이 만나는 '대대표교섭'을 두고 사실상 산별교섭이 재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만남은 하 회장이 전날 은행연합회 정기 이사회 직후 "29일 허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언급하며 성사됐다. 은행장들은 산별교섭 재개와 사용자협의회 부활 건이 논의된 이사회에서 "(하 회장에게) 전권을 위임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이사회 참석 차 은행회관을 찾은 시중은행장들도 산별교섭 재개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산별 교섭이) 긍정적으로 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컨센서스가 이뤄지는 대로 같이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은 "다른 행장들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함께 할 뜻을 내비쳤다.
시중은행을 포함해 과거 사용자협의회를 통해 산별교섭을 했던 33개 금융권 사측은 산별교섭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나 정치권과 사법 당국의 동향을 고려해 의사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산별교섭을 위한 기업단위 창구단일화제도 개선'을 노동 정책 중 하나로 제시했으며, 최근 법원은 노조의 동의 없는 성과연봉제는 무효라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았다.
금융권 사용자들은 2010년부터 사용자협의회를 구성해 금융노조와 산별교섭을 했으나 지난해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대부분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면서 산별교섭이 중단됐다. 금융노조는 최근 산별교섭을 요구하며 이달 17일과 24일을 교섭일로 정해 통보했으나 사용자 측은 전원 불참한 바 있다.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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