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의 날인 넷째주 수요일 어느 날 걸어서 출근 중 버스 한 대 서 있어 이상하다 싶어 보니 버스 기사가 버스에 기대 볼 일 보는 것 아닌가? 이 때 장대비 내려 버스로 튀어 올라가니 버스 기사도 뒤따라 올라 비 피해 출근했다는 일화를 재밋게 소개하는 글 올려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대중교통의 날을 맞아 오전 집에서 걸어서 출근하다 소나기 벼락을 맞을 뻔했던 사연을 재미나게 표현하는 글을 올려 눈길을 모았다.
유 구청장의 자신의 블로그 ‘유종필의 관악소리’-제7화 대중교통의 날에 '본의 아니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된 사연‘이날 글을 24일 올렸다.
그는 “매월 넷째 수요일은 대중교통의 날. 출근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교통행정과의 통보가 왔다. 평소 걸어서 출근을 자주 하기 때문에 이 날도 혼자 걸어서 집을 나섰다. 걸어가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대중교통의 날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지, 이렇게 걸어가도 되는 거야?' 곧 바로 다른 생각이 뒤를 이었다. '승용차 타지 말고 출근하자는 취지이지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것은 아니겠지.' 이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덧 서울대 정문에 도달했다”고 적었다.
그러던 중 서울대 앞을 지나서 새실고개(서울대~관악구청) 정상을 향해 걸어가는데 녹색 시내버스 한 대가 정류장도 아닌 길가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당연히 고장 난 버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앗, 그런데 기사 아저씨가 뒷바퀴 부분에 대고 일을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얼마나 급했으면 저럴까, 속으로 살짝 웃으며 가던 길을 계속 걸었다“고 전했다.
바로 이 때였다.
느닷없이 하늘에서 엄청난 장대비가 쏟아져 내렸다. 찰나의 순간 그는 버스 앞문이 열려있어 무조건반사적, 본능적으로, 무작정 후다닥 버스에 올라탔다.
요즘 우리나라 날씨가 동남아 지역 날씨(스콜)처럼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덕스런 경우가 많다.
이날도 서울지역은 하루에도 몇 번을 웃다 울다를 반복할 정도다.
유 구청장이 버스에 올라 탔더니 볼 일(?)을 보던 기사도 자신의 뒤를 좇아 버스안으로 뛰어올라 오더란다.
그는 “휴~ 죽으라는 법은 없는가 보다. 만일 문제 시내버스가 없었다면 폭우를 쫄~딱 뒤집어쓸 뻔했다. 우산도 없고, 피할 곳도 없고, 지나가는 사람 한 명도 없었다. 더욱이 모시옷이라 몇 초만 비를 맞았다면 완전히 젖어서 꼴이 볼만했을 것”이라고 혼자 생각했다는 것.
또 “하늘이 도운 건지(병 주고 약 주고), 버스가 도운 건지, 기사 아저씨의 방광이 도운 건지 몰라도, 아무튼 나는 대중교통의 날에 '본의 아니게' 대중교통을 이용, 당당하게 출근을 했다”고 맺었다.
유 구청장은 혼자 걸어서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우연찮게 버스를 만났고, 버스 기사가 버스 뒤쪽에 서서 볼 일(?)을 보다 소나기 벼락을 맞아 둘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버스 안으로 들어간 사연을 재밋게 표현, 읽은 사람들로 하여금 잠시나마 미소짓게 하는 (유 구청장) 특유의 글 재주를 뽐냈다.
전날에도 유 구청장은 6번째 글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같은 청사'에 영혼을 불러 넣었다'는 내용 글 올려 지난 7년간 구청사 곳곳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작가다운 발상과 글 재주를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유 구청장은 '유쾌한 구청장'임에 틀림 없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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