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8월15일 아리아나 그란데 내한공연의 보안검색. 영국에서의 트라우마 때문에 한국에서는 처음 있는 수준이어서 혼란이 예상된다. 쉽게 말해서 모든 종류의 가방과 핸드백 반입 불가, 접이식 우산 외의 장우산 반입불가, 입장시간 1시간 이상 소요.'
지난 7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이다. 지난 5월22일 아리아나 그란데의 영국 맨체스터 공연 중 폭탄 테러가 발생한 만큼 한국 공연을 앞두고 보안 검색을 철저히 한다는 내용을 미리 알려준 것이다. 이는 현대카드 측이 그란데 측과 공연과 관련해 안전 문제 등 사전 교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충분히 공감이 간다. 맨체스터 자살 폭탄 테러로 22명이 숨지는 끔찍한 사고가 서울에서 재발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이 사전공지를 한 후 일주일 뒤 열린 공연에서의 결과는 다 아는 대로다. 공연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그란데의 7시간 서울 체류를 놓고 '무성의' , '먹튀' 등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그란데 공연의 논란을 두고 하나의 잣대로 평가하긴 어렵다. 맨체스터 트라우마가 있는 그란데 입장에서는 최근 북한과의 지정학적인 문제로 위기설이 돌고 있는 서울이 불안한 생각이 들어 긴 시간 동안 머물기를 꺼려했을 수도 있다. 이것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도저히 공감도, 이해도 되지 않는 단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지난 17일 정 부회장이 그란데 공연 후 올린 페이스북 글이다. 정 부회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그란데 측이) 혹시 요즘 한국 정세가 마음에 걸렸다면 오히려 맨체스터에서 보여줬던 용기와 감동을 재현하거나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고 공연을 취소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영향력 있는 세계적인 팝스타가 한반도 정세를 이유로 공연을 취소할 경우 외국인들에게 비춰지는 한국의 이미지는 어떻게 됐을까를 전혀 고려치 않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 기업의 대표로서 책임 있는 말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VIP 티켓 논란과 관련, "고가의 VIP 패키지는 현대카드가 기획하거나 판매한 것이 아니고, 그 사실도 언론을 통해 처음 알았다"고 해명했다.
지난 7일 그란데 측과 교감을 통해 공항 이상의 보안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해놓고, 이제와 그란데 측의 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란데 측의 잘못으로 떠넘기는 인상마저 든다.
비 오는 악천후 속에서 2시간 넘게 보안 검색에 질서 있게 응한 2만여 관객들에게 공연을 기획한 회사의 대표가 할 소리는 아니다. 영화 실미도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비겁한 변명입니다."
유인호 금융부 차장 sinryu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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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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