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직후 떨어졌다 하루 만에 반등
농식품부·한은 "수요·공급 계속 모니터링"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살충제 파동 이후 일시적으로 떨어졌던 계란 가격이 다시 서서히 올라올 조짐이다. 계란 소비 위축은 조만간 해소되리란 전망이 많다. 공급 감소 속 추석을 전후로 수요 회복세가 가속화하면 가격이 급등할 여지도 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데이터를 보면 21일 기준 계란 30개들이 한 판(중품 특란) 평균 소매가는 7445원으로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14일 7595원에 비해 150원 떨어졌다. 평년 가격(5581원)보다는 33.4% 높다. 평년가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1년 전 가격(5389원) 대비론 38.2% 비싸졌다.
aT는 지난 15일 사태 발생 후 16, 17일 이틀 동안은 소매가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다. 유통업체들의 연이은 취급 중단,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른 판매 재개 등 시장이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이다. 18일 발표한 평균 소매가는 7358원으로 뚝 떨어졌다가 직후 거래일인 21일 7445원으로 소폭 올랐다. 급감했던 소비가 다소나마 회복되면서 가격도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계란은 국내에서 상상 이상으로 소비된다"며 "계란 혐오에 따른 수요 위축은 불과 한 달 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탈리안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최모(37·남)씨는 "식당 등 무조건 계란을 써야 하는 집들은 판매 중단 때조차 제품 구하기에 혈안이 돼 있었다"며 "일반 소비자는 아직 모르겠지만 다수 자영업자들에겐 공포증·수요 감소가 전혀 와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공급이다. 앞서 계란 소매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 1월 9000원대까지 올랐다. 각종 정책 노력에도 기대만큼 공급·가격 안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산란계가 대거 살처분된 영향이 너무 컸다. 그러다 여름을 맞아선 더위를 먹은 산란계가 알을 평소보다 적게 낳아 공급량이 더 줄었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은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정부 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만 유통되기 때문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식품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당장은 계란 수급에 문제가 없지만 추석을 앞두고는 1억개 정도의 계란이 필요하므로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떨어지는데 어느 것이 더 크게 감소하는지 하루에 두 번씩 모니터링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 잠정치에 따르면 AI 충격에 고공행진하던 계란 가격은 전월보다 10.8% 내렸다. 그러나 1년 전보다는 여전히 78.4%나 높다. 한은 측은 "계란 살충제 이슈의 경우 공급 측면에선 상승 요인인데 수요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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