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신임 사장에 GM 인도 사장 선임…철수설 재점화 우려

카허 카젬 한국GM 신임 사장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한국지엠주식회사(이하 한국GM)은 17일 카허 카젬 GM 인도 사장이 한국GM 사장 겸 CEO에 선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GM이 지난 5월 인도 시장에서 철수해 이번 인사가 한국GM의 철수설을 재점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젬 사장은 이달 31일부로 임기를 마치는 제임스 김 사장에 이어 9월1일부터 한국GM 대표직을 맡으며 이사회 의장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카젬 사장은 1995년 GM 호주에 입사 후 GM 홀덴 생산 부문에서 여러 핵심 직책을 맡았다. 2009년에는 GM 태국 및 아세안(ASEAN) 지역 생산·품질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 GM 우즈베키스탄 사장에 선임됐다. 이후 2015년 GM 인도에 합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하고 2016년에 사장으로 임명됐다.

카젬 사장은 "한국GM을 이끌게 돼 무척 기대되며 회사의 수장으로서 사내외 관계자들과 함께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한 쉐보레 브랜드를 바탕으로 고객을 최우선으로 삼고 성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에 오기 직전 사장을 맡았던 인도에서 GM이 지난 5월 철수하면서 카젬 사장의 선임이 한국GM의 철수를 위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GM은 지난 5월 인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쉐보레 브랜드의 판매를 올해 내로 모두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GM은 철수 배경에 대해 더이상 인도 시장에서 투자 대비 수익을 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M의 지난해 인도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못 미쳤고 판매대수도 2015년보다 21%나 줄어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GM은 2013년 말 이후 올해 5월까지 국내 시장과 같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을 접고 있다. 인도 외에 유럽 사업 철수, 호주·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태국·러시아 생산 중단 또는 축소, 계열사 오펠 매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쉐보레 브랜드 철수 등을 차례로 단행했다.

한국GM은 수출 감소 등으로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동안 2조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를 냈다. 더구나 인건비(2015년 기준)가 2010년과 비교해 50% 이상 늘면서 부담이 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GM은 "카젬 신임 사장은 생산·품질·노무 전문가로 꼽힌다. 한국GM의 생산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합한 인사"라며 "인도는 GM의 점유율이 1% 밖에 되지 않는 시장으로 점유율이 10%에 달하는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