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북한발 지정학적 우려에 뉴욕 증시가 상승 랠리를 멈췄다.
최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힘입어 9거래일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북한발 리스크에는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게 강한 경고를 보낸 뒤 일제히 하락했다. 고용지표와 유통주 실적 호조세로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경고 발언에 마감 전 하락 전환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0.15%(33.08포인트) 하락한 2만2085.34로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 역시 0.24%(5.99포인트) 내린 2474.92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0.21%(13.31포인트) 떨어진 6370.46으로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은 미국을 더 위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며 "그들은 전 세계가 본 적 없는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미 정보당국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판단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 후 나왔다.
월가 전문가들은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가 뉴욕증시의 조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스턴 프라이빗의 로버트 패브릭 수석 투자 전략가는 "지정학적 우려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우려가 심화된다면 시장은 더욱 긴장하게 된다"고 예상했다.
기업들의 실적 덕분에 시장이 버텨줬지만, 당분간 지정학적 우려를 뛰어넘을 만한 상승 요인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퍼드스 스탠다드 파이낸셜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많은 기업의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온 데다 앞으로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라며 8월 지수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달러화는 다시 상승폭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이날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용지표 호조세 영향으로 달러화는 상승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93.59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종가는 93.42였다.
금 가격은 달러화가 상승한 영향으로 하락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뒤 방향을 틀었다. 금 가격은 정규 거래 이후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0.47% 상승 중이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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