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 선임에…술렁이는 과학계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박기영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를 임명하면서 과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박 본부장의 임명을 발표하면서 "식물분자생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과학자로서 탄탄한 이론적 기반과 다양한 실무경험을 겸비해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핵심과학기술 연구개발 지원 및 과학기술분야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새 정부 들어 차관급 자리로 신설됐다.

다만 과학계에서는 새 정부의 과학기술 컨트롤타워의 수장으로서 박 본부장이 임명된 것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피력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허위로 밝혀진 황우석 교수 팀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었다. 박 본부장은 당시 황 교수의 논문 내용에 기여한 바 없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전공(식물생리학)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 과제 2건으로 황 전 교수로부터 연구비 2억5000만 원을 지원받은 사실 등도 추가적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박 교수는 당시 황 교수가 연구 윤리에 위배되는 난자 매매 등을 시인했을 때도 "비윤리적 난자 확보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이른바 황금박쥐(황우석, 김병준, 박기영, 진대제) 멤버로 황 교수의 줄기세포 프로젝트에 대한 국가 차원의 후원을 주도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 본부장은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태가 벌어진 지난 2006년 당시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박 교수는 황 교수 사태로 보좌관직에서 물러나 순천대 교수로 복직했다.

청와대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과거의 철학이 결정적으로 새 정부와 배치되지 않는 한 결정적 하자가 될 수 없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본인이 어떤 입장을 표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