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지난해 4분기 이후 이어졌던 경기개선 추세가 다소 약화되고, 경기개선 원동력이었던 수출도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둔화되고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밝혔다.
KDI는 '8월 경제동향'을 통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광공업생산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산업생산의 개선 추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전반적인 회복세를 견인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광공업 생산과 출하가 부진해 전반적 경기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6월 중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이 감소로 전환하며 전월(2.6%)보다 낮은 1.5% 증가했으며, 서비스업생산은 전월대비 0.5% 증가하는 등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2.5%)와 기타운송장비(-13.2%)가 부진을 지속한 가운데 반도체(-12.4%) 생산이 큰 폭으로 축소되면서 0.3% 감소로 전환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71.6%) 대비 낮은 71.3%를 기록하면서 부진을 지속했다.
제조업 출하는 수출출하를 중심으로 전월(-1.1%)보다 높은 ?0.1%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제조업 재고율도 하락 전환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모습이지만, 여타 부문의 경우 수요증가세의 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건설투자는 최근 1~2년간의 호조세가 조정되는 모습이다.
수출은 전반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하면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7월 수출액은 선박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한 데 따라 전월(13.6%) 대비 증가폭이 확대된 19.5% 증가하며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다. 품목별로는 수요와 단가의 증가세가 유지됨에 따라 반도체(57.8%)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선박(208.2%)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다만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한 수출금액은 2.8% 증가하는 데 그치며 증가세가 둔화되는 중이다.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한 수출은 1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12.5%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6.8% 증가했고, 7월에는 2.8%로 상승폭이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물량 기준 수출 증가세도 둔화 추세다. 2분기 중 수출물량지수는 반도체가 20% 증가하는 등 양호한 흐름에도 불과하고 2.8% 증가, 물량 기준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해외소비를 포함, 민간소비는 비교적 안정된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국내경기와 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 주체들의 경기개선 기대는 높은 수준이다. KDI는 "다만 경기선행지수가 개선되는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며, 소비자심리지수도 양호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KDI가 국내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설문한 결과, 우리 경제는 올해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2.9%의 성장률을 기록한 후 내년(2.8%)에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2분기에 진행한 조사보다 각각 0.3%포인트, 0.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수출액은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올해 10%를 상회하는 높은 증가세를 보인 후, 내년에는 6%대 중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대비 축소되겠지만, 연간 750억달러 내외의 비교적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올해와 내년 모두 예상과 거의 비슷한 1.9%의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기준금리가 올해 하반기까지 현 수준이 유지된 후 내년부터 점차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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