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직장에서의 '문제해결 스킬' 활용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직장인들의 문제해결 스킬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하회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은 3일 '한국 성인역량의 현황과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근로자(16~65세)의 문제해결 스킬의 활용이 상당히 부진한 편이라고 밝혔다.
OECD 조사 결과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읽기, 쓰기, 수리, 정보통신기술(ICT) 스킬 활용은 OECD 평균을 상회하거나 큰 차이가 없었다. 읽기와 쓰기는 각각 2.76과 2.99점으로 평균인 2.71과 2.90과 비슷했으며, 각각 16위와 14위로 중위권 수준을 기록했다. 수리와 ICT 스킬 역시 2.57점과 2.39점으로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문제해결 스킬 분야에서는 OECD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국가 33곳 중 29위로 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근로자들의 문제해결 스킬은 OECD 평균(2.80)에 크게 못 미치는 2.53점에 불과했다.
교육과 훈련 기회가 부족하고, 직장과 업무에서의 소통과 협력이 부재한 한국의 근로환경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KDI는 "우리나라의 경우 직장에서 업무 관련 전문지식을 습득할 기회가 부족하다"며 "동료나 상급자로부터의 학습이나, 업무를 통한 학습을 경험한 근로자의 비율이 OECD 평균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 내 교류나 직장동료 간 협력의 정도도 우리나라는 매우 낮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눠진 노동시장 이중구조도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KDI는 "고용이 불안하거나 열악한 일자리에서는 기업이 문제해결 스킬 활용에 필요한 전문지식 습득 및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을 근로자에게 충분히 제공하기 어렵다"며 "고용형태별(정규직과 임시직) 근로자의 교육·훈련 참여율과 문제해결 스킬 활용도가 모두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터에서 문제해결 스킬을 습득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KDI는 "문제해결 스킬의 활용은 직업 교육·훈련이 현장과 결합되어야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제한적으로 실시 중인 일 기반 학습(WBL)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세대를 위해서는 문제해결 스킬의 계발과 활용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을 장려했다.
또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안정적 고용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KDI는 "근로조건의 탄력적 대응을 통해 안정적 고용관계 속에서 기업과 근로자가 문제해결
스킬을 축적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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