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웨이브, 중국발 훈풍에 여행株 부상
'시총 1조' 하나투어 기업가치 2조~3조 언급
K웨이브(한류) 확산과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여행주(株)가 재조명받으며 하나투어 매각작업이 순항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여행 업계 대장주인 하나투어 주가는 전 거래일 기준으로 지난 8월 저점(4만4150원)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29일 종가기준 5만9500원을 기록했다.
현재 하나투어 시가총액은 1조원이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업계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하나투어의 기업가치는 2조~3조원 안팎이다. 동종 업계 상장사들의 시가총액 수준과 상각전영업이익 등의 재무 수치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계산한 수치다.
하나투어 경영권 매각에는 다수의 국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나투어 최대 주주 IMM PE는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하나투어의 지분 16.68%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매각 대상은 지분 27.7%로 경영권 매각을 수반한다.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6.53%)과 권희석 부회장(4.48%)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포함돼 있다. IMM PE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투어 주요 주주는 IMM PE 외에 국민연금공단(6.63%), 자사주(3.42%) 그리고 기타 소액주주 지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116억원, 영업이익은 34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3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연간 542억원(증권사 전망치)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에 하나증권과 현대차증권은 하나투어 목표주가를 각각 7만원과 7만2000원으로 각각 5000원씩 상향 조정했다. 하나투어는 여행업계 내 가장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티메프 미정산 사태 및 해외여행 예약 둔화로 인한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상황에서도 실적은 우상향이다. 이런 기저효과에 더해 해외여행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내년 추가 실적증대가 기대된다.
하나투어의 3분기 누적 패키지 송출객수는 156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0.4% 증가했다. 그리고 10월 송출객 수는 19만명으로, 성수기인 3분기 평균 16만5000명보다 높게 나타내는 등 4분기와 내년 예약 동향 또한 긍정적이다. 패키지 송출객 중 중국 비중이 높은 하나투어는 내년 중국 예약이 30~40%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2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에 투자하고 인바운드와 글로벌 아웃바운드를 강화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여행주들은 최근 모두 회복세를 넘어 상승세다. 모두투어 역시 지난달 연간 최저점(8980원)을 지나 1만원 선을 회복했다. 레드캡투어도 연간 최저점(7050원) 대비 25% 이상 오르며 급등했다. 상승 이유는 중국발 여행 특수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지난 1일 중국 정부는 8일부터 한국을 일방적 비자 면제 국가에 포함하고 일반여권 소지자가 비즈니스, 여행·관광, 친척·친구 방문을 위해 중국에 오는 경우 15일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후 중국은 무비자로 중국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15일에서 30일로 늘리면서 중국 여행 수요 확대 기대감을 키웠다.
한류 영향으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여행 수요도 급격하게 늘었다. 그동안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은 부킹닷컴·아고다·익스피디아 같은 해외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예약했다. 최근엔 국내 여행 기업들이 내놓은 모바일 앱과 웹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가 크게 늘고 있다. 여행 업계에선 국내 인바운드 관광 시장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 전망한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770만140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8% 늘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