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의 독대 때 질책 받고 당황한 상황 설명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세 차례의 대통령 독대에서 모두 청탁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중간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이나 상장 심사 등에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생각도 없었고, 필요해도 부탁할 생각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의 '경영권 승계 위한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 지원이 존재'했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15일 이뤄진 박 전 대통령과 1차 독대에서는 "올림픽에 대한 지원 얘기는 있었지만, 특정인에 대한 지원 언급은 없었다”면서 “정유라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이어 “‘승마 지원’ 미흡에 대한 매서운 질책이 정유라 씨를 지원하라는 의미인 줄 몰랐다”고도 밝혔다.
이 부회장은 2015년 7월25일 2차 독대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이 정씨에 대한 삼성의 지원 상황을 확인하는데 대비하기 위해 급히 사내 회의를 소집, 뇌물수수 이행을 직접 관리했다는 특검팀의 주장에 대해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2차 독대 당시에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협회 지원이 미흡하다는 질책을 들었다는 것을 다소 확대한 것 아니냐”는 변호인단의 질문에 대해 “저희 회장님께는 자주 야단맞고 독한 훈련을 받은 외에는 다른 사람에게 야단을 맞은 기억이 없다”며 “적절한 표현일지 모르겠는데 여자분한테 싫은 소리를 들은 것도 처음이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았나 후회된다”고 덧붙였다.
2016년 2월15일 3차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JTBC를 두고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 언급한 것에 대해 이 부회장은 “2차 독대에서 승마협회 지원이 미흡하다며 들은 질책보다 JTBC의 정치성향에 대한 질책이 훨씬 강도 높고 무거운 분위기였다”라며 “그날 분위기는 제가 얘기를 하고 (경영권 승계) 부탁을 하고 그럴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하균 기자 lam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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