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에 보고할 내용 아니었다…최지성 부회장에게 보고 후 진행"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글로벌 업무 담당…4인 집단지도체제도 사실 아냐"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출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보고하지 않고 진행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글로벌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관련 내용은 삼성 미래전략실 총 책임자인 최지성 전 부회장에게만 보고했습니다."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48차 공판 피고인 신문에서 "영재센터 후원·재단 출연은 이 부회장에게 보고할 사안이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특검은 삼성이 청와대에게 이 부회장의 승계 등을 도와줄 것을 청탁하기 위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각각 125억원과 79억원을, 영재센터에는 16억2800만원을 뇌물로 제공했다고 주장해왔다.
장 전 사장은 "전경련으로부터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자금을 출연해달라는 요청을 듣고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는가"라는 특검측 질문에 "보고하지 않았다. 최 전 부회장에게 보고했다"고 대답했다. 또 "최 전 부회장에게 다른 기업들도 출연한다고 하니 우리도 출연해야 하지 않겠냐했더니 최 전 부회장이 '출연하지 뭐' 라고 했다는데 맞는가"라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장 전 사장은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는가"라는 질문에도 "최 전 부회장에게 보고했고 이 부회장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어 "최 전 부회장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는지 여부 알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장 전 사장은 이 부회장에게 재단 출연, 영재센터 후원에 대한 내용을 보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미전실의 책임자가 최 전 부회장이었기 때문"이라며 "통상 이 부회장에게 직접 보고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 이후 그룹 차원의 주요 의사결정권자가 최 부회장인가"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장 전 사장은 "이 부회장은 이 회장 와병 전과 후 모두 삼성전자 (인수·합병 등의) 글로벌 업무만 담당했다"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영재센터 후원 계획안이 담긴 서류 봉투를 받아 자신에게 전달했다는 증언은 잘못 진술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에게 박 전 대통령이 그 봉투를 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지만 그 시기에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만났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추측했었다"고 말했다.
장 전 사장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삼성은 이 부회장, 최 전 부회장, 장 전 사장, 김종중 전 미전실 사장의 4인 경영체제 운영된다"는 지난 14일 증언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이 부회장과 만나는건 일년에 서너차례 정도고 김 위원장이 증언한 것처럼 네 사람이 모이는 것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압수해 증거로 제시하고 있는 휴대전화에 3년치 기록이 담겨있고 다른대포폰이나 차명폰을 쓰지 않았다"며 "부당한 청탁이나 로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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