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 3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제헌의회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40% 이상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사실상의 승리를 선언하자 야권 반발은 물론 국제사회 비판이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이날 현지 외신 및 연합뉴스에 따르면 티비사이 루세나 국가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선거에 모두 808만9320 명이 표를 던져 41.53%의 "놀라운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투표자가 200만∼300만명에 그칠 것이라던 예상을 두 배 이상 뛰어넘은 수치다.
높은 투표율에 고무된 마두로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지지자 수백명 앞에서 "우리는 이제 제헌의회를 갖게 됐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포했다.
545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는 베네수엘라 제헌의회는 기존 헌법의 개정과 국가기관 해산 등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다. 때문에 현 야권이 장악한 기존 의회를 무력화하고 마두로 정권의 권력을 강화하는 제도적 수단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야권은 투표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투쟁 강도를 높일 방침이다. 이날 투표 과정에서도 반정부 시위대와 군경 사이 충돌이 벌어져 제헌의회 선거 출마자 1명과 야당 정치인, 군인 등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숨졌다.
국제사회의 비판도 이어졌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현 의회를 대체하고 베네수엘라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이번 제헌의회 선거를 규탄한다"며 "강하고 신속한 추가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에도 유럽연합(EU), 아르헨티나, 캐나다, 콜롬비아, 멕시코, 파나마, 파라과이, 스페인, 영국 등이 일제히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제부 기자 i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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