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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에 '靑'도 반했다…재계 100위도 안되는데 '깜짝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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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27~28일 기업인과 대화…오뚜기 초청
중견기업으론 유일…비정규직비율 1%대 '갓뚜기' 칭송
재계 "靑 메세지, 무언의 압박…일자리창출·상생 잘해라"


오뚜기에 '靑'도 반했다…재계 100위도 안되는데 '깜짝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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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내로라하는 국내 14개 그룹 사이에 오뚜기가 중견기업으로 유일하게 문재인 정부와 기업인의 만남에 초청되면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비정규직 제로' 기업으로 꼽히는 오뚜기는 소비자 사이에서 '신'을 뜻하는 '갓(GOD)'과 오뚜기의 '뚜기'를 합쳐 '갓뚜기'라는 별칭까지 얻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의 남다른 사랑 고백(?)도 받은 셈이다. 재계에서는 오뚜기의 '착한기업' 이미지가 현 정부의 기업 적폐청산 기조와 상당부분 부합된 때문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재계를 행해 일자리창출과 상생경영에 힘써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24일 청와대에 따르면 오는 27~28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 간 간담회 참석 명단에는 국내 15대 그룹 가운데 농협을 제외하고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14개 기업과 오뚜기가 이름을 올렸다. 오뚜기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기준 1조5900억 원 남짓으로 다른 참석 기업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자산 규모로만 따지면 오뚜기는 국내 재계 순위 100위권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오뚜기에 '靑'도 반했다…재계 100위도 안되는데 '깜짝 초청'

청와대 관계자는 "대기업 중심으로만 모이는 것보다 변화를 주고 싶어 초청했다"며 "오뚜기는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에서 모범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격려를 하고자 했다"고 초청 이유를 밝혔다.


참석기업 명단에 오뚜기기가 포함된 사실은 발표 전까지 대한상의는 물론이고 당사자인 오뚜기측도 사전에 초청 대상임을 전혀 알지 못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참석대상이 된 것은 청와대 발표를 보고 알았다"며 "중견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에 임직원들도 상당히 놀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깜짝 초청'은 오뚜기의 최근 행보가 상생협력을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기조와 맞닿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비정규직이 거의 없는 회사로 유명하다. 금융감독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직원 3099명 중 기간제 근로자는 36명으로 1.16%에 그쳤다. 최근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고 나서는 와중에도 오뚜기는 2008년 이후로 10년 가까이 라면 가격을 한 번도 올리지 않으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지난해 12월22일 선대회장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오뚜기 46만5543주(13.53%)와 계열사 조흥 주식(1만8080주, 3.01%)을 상속받았다. 함 회장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오뚜기 지분 15.38%에 상속받은 주식을 더해 28.91%의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에 함 회장이 내야할 상속세는 1500억원.

오뚜기에 '靑'도 반했다…재계 100위도 안되는데 '깜짝 초청'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


함 회장은 1500억원의 상속세를 5년동안 분납키로 했다. 대다수의 기업이 일감몰아주기 등 편법을 동원해 경영승계를 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는 탓에 소비자들은 함 회장의 '정직한 상속'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에도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고 함 명예회장은 2015년 밀알복지재단에 개인적으로 300억원대의 주식을 몰래 기부했다. 이같은 사실은 나중에 고 함 명예회장의 오뚜기 보유 주식이 감소한 것이 공시되면서 알려졌다.


오뚜기는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과 함께 심장병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으며, 2012년 6월부터는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의 '굿윌스토어'를 통해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굴지의 대기업 사이에 오뚜기가 초청됐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며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 상속세 납부, 사회공헌 등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는 것을 뜻하며 더불어 대기업을 모아놓고 일자리 창출이나 상생 협력에 대한 강한 메세지를 던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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