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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시계아이콘03분 58초 소요

평창 계곡, 산으로 떠나는 여정-손 담그면 초록물 배어들 듯

[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오대천을 향해 흐르는 계곡 중 최고로 손꼽히는 장전계곡 상류엔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이끼계곡이 살포시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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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구비구비 청옥산 오르는 길에 만난 풍경

[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육백마지기 안갯숲은 몽환적이다


[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동네주민들의 낙원인 회동용수골 계곡

[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평창강


[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청옥산 아래 숨은 계곡 회동용수골계곡


[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평창더위사냥축제가 열리는 땀띠공원에 해바라기가 활짝 피었다


[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청옥산 가는길에 이국적인 자작나무숲이 반긴다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높은 습도와 훅 몰려오는 열기, 강렬한 뙤약볕은 그야말로 가마솥이 따로 없습니다. 사람들은 '덥다'를 연발합니다. 손에 부채라도 들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열기는 밤까지 이어져 순순히 수면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이젠 더위를 피해 떠날 때입니다. 이번 여정은 사람이 살기에 가장 이상적인 고도인 해발 700m에 위치한 강원도 평창입니다. 장마의 끝자락에 쏟아진 비는 가뭄으로 말라가던 강과 계곡을 풍성하게 바꿔놓았습니다. 찰랑거리며 넘치는 평창강에서는 주민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꼭꼭 숨은 계곡에는 오싹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아름다운 자연이 쏟아내는 향기를 가만히 느껴봅니다. 물줄기를 따라 바위는 온통 이끼로 가득 차 녹색물결을 연출합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산 위에 섰을 때 피부에 닿는 바람의 상쾌함은 어떠신지요. 땀 범벅 산행이 아니라 차로 편하게 올라선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대관령의 푸른 고원은 온통 녹음으로 눈이 부시고 래프팅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열정은 강과 계곡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평창의 여름날은 이렇듯 짜릿한 시원함과 활기가 넘쳐납니다. 푹푹 찌는 한여름날 평창의 계곡과 고원으로 떠나는 피서여행은 탁월한 선택입니다.
 
◆하늘 아래 첫 고원…청옥산 육백마지기 안갯숲 몽환적
여름날 산정(山頂)에 오르면 기분 좋은 서늘함이 있다.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여름 산 위에 섰을 때 피부에 닿는 바람의 기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상쾌하다. 평창의 산들은 힘들게 올라야 되는 곳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미탄면의 청옥산(1256m)이 대표적이다. 거의 정상까지 차로 단숨에 올라 짜릿한 서늘함을 느껴볼 수 있다.


정상 아래에는 배추를 재배하는 거대한 구릉 '육백마지기'가 있다. 육백마지기란 이름은 1960년대 개간 당시 면적이 '볍씨 600말을 뿌리고도 남을 만큼 너른 자리'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돌들을 죄다 들어다가 개간해 낸 이들의 노고에 그만 입이 딱 벌어지는 곳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동안 배추밭의 성성한 초록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배추밭 주변으로 거대한 풍력발전단지(15기)가 조성되면서 밭은 휴식년에 들었기 때문이다. 배추밭의 장관은 볼 수 없지만 짙은 숲을 감싸는 안개와 청량한 기운만으로도 그곳까지 간 보람은 넉넉하다.


육백마지기는 미탄면 쪽에서도 회동리 쪽에서도 오를 수 있다. 두 마을을 잇는 길 정상쯤에 비포장구간 샛길이 나 있는데 그 길을 따라 500m쯤 가면 육백마지기다.


미탄면사무소에서 회동리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구절양장 가파른 산을 오른다. 도로 옆에 조성된 자작나무 군락지는 이색적이다. 숲이 그리 넓지는 않지만, 하늘을 찌를 듯 잘 자란 자작나무의 흰 수피와 맑은 초록색 이파리가 제법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고산준령이 발아래로 보일 때쯤 아스팔트길은 끝나고 흙길이 시작된다. 길은 숲의 터널이다. 양쪽으로 펼쳐지는 소나무와 낙엽송의 군락이 거대하다.


"청옥산을 오르는 동안 두세 번의 계절변화를 느낄 수 있다. 굽이굽이 올라 정상에 서면 긴팔을 입을 정도로 서늘하다"고 동행한 최일선 문화관광해설사가 자랑한다.


청옥산 일대는 안개가 자주 걸린다. 차가 산길을 오르는 동안에도 해설사의 말처럼 날씨는 변화무상했다. 안개가 한꺼번에 밀려오면서 촉촉하게 젖은 나무들을 빨아들였다가 일순 토해 놓는 모습은 몽환적이다. 한동안 숲에 들어 안개를 품었다. 숲과 안개를 뚫고 육백마지기에 당도하면 풍력발전기 너머로 삿갓봉, 남병산, 백파령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육백마지기는 야생화 천국이기도 하다. 청옥산 정상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드넓게 펼쳐진다. 이른 아침에 산을 오르면 하얀 운무로 뒤덮인 육백마지기에서 가녀린 야생화가 바람과 함께 춤을 추는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여름의 종결자 장전 이끼계곡ㆍ나만의 시크릿, 회동계곡
높은 산이 있으면 깊은 계곡이 따르는 법. 평창에는 우람한 산이 거느린 이름난 계곡들이 모여 있는 피서여행 1번지다. 흥정계곡, 금당계곡, 장전계곡, 노동계곡, 뇌운계곡, 막동계곡, 수항계곡…. 이 중 진부면에 있는 장전계곡은 오대천을 향해 흐르는 계곡 중 최고로 손꼽힌다. 맑은 계곡물과 기암괴석이 한데 어우러져 빼어난 자태를 뽐내며 상류에는 태초의 신비를 간직한 이끼계곡이 있다.


계곡에 들면 눈이 먼저 호사한다. 어찌나 물이 맑은지 고인 소마다 초록빛으로 혹은 푸른빛으로 투명하게 빛난다. 계곡가 숲 아래서는 물이 뿜어내는 찬 기운만으로 서늘하다. 발을 담그자 찬 기운에 금세 발가락이 오그라든다. 웬만한 더위로는 몸을 담글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굳이 상류로 올라갈 것도 없이 하류에도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소들이 많다. 곳곳에 너른 반석이 있어 물놀이를 즐기기엔 더없이 좋다.


장전계곡 입구에서 상류를 3㎞가량 오르면 이끼계곡이 시작된다. 여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색은 녹색이다. 짙은 숲의 녹음도 그렇고 그 녹음을 듬뿍 머금은 계곡도 푸르다 못해 녹색이다.


물줄기를 따라 주변 바위가 온통 이끼로 가득 차 녹색물결을 이루고 있다. 맑은 날도 숲이 우거져 어두컴컴하고 늘 습하기 때문에 계곡을 타고 물감을 뿌린 듯 이끼 천지다.


최근 내린 비로 인해 수량도 늘어나면서 바위 사이로 작은 폭포를 이뤘다. 계곡 주변 초록을 머금은 나뭇잎들이 이끼와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손에 닿으면 금방이라도 초록물이 배어들 것 같은 느낌이다. 감탄만 하고 있기에는 아름다운 장면들이다.


이끼를 사진에 담으려면 삼각대가 필수다. 발아래가 무척 미끄럽기 때문에 이동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끼를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수다.


계곡들이 즐비한 평창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는 보물 같은 계곡이 있다. 청옥산에서 발원한 물이 모이는 회동계곡(용수골)이다. 여름철 동네주민들과 알음알음 찾아오는 피서객들 몇 명이 전부인 숨어있는 비밀의 계곡이다.


동네주민에겐 낙원과도 같은 회동계곡은 울창한 나무와 단풍나무들이 터널을 이뤄 햇볕 한 줌 들어오지 않아 세상과 단절된 느낌을 받는다. 가재잡기가 쏠쏠하게 재미있고 계곡 하류에 넓은 공간이 평평하게 있어 가족들이 안심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인근에 (도)깨비가 이 지역 제일 부자의 악행을 놀려주는 이야기를 담은 깨비마을이 있다.


평창강 상류의 뇌운계곡도 빼놓을 수 없다. '뇌운(雷雲)'이란 우레와 구름을 뜻한다. 뇌운계곡은 사실 계곡이라기보다는 천(川)에 가깝다. 보통 계곡이라면 좁은 산중에 폭포 몇 개 걸린 협곡을 떠올리게 되는데, 뇌운계곡은 그런 계곡이 아니라 평평한 물길이다. 뇌운계곡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래프팅이다. 합창소에서 출발해 형제바위, 우릉이소, 용소를 지나 뇌운보까지 7㎞의 구간에서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평창=글ㆍ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여행메모
▲가는길=
장전계곡은 강릉방향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진부IC를 나와 진부면소재지를 지나 오대천, 막동계곡을 거치면 입구가 나온다. 청옥산 육백마지기와 회동계곡, 더위사냥 축제 행사장은 평창IC를 나오면 편하다.
 

[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대화면에는 매일 수천 톤의 차가운 물이 솟아오르는 땀띠공원이 있다


▲볼거리= 평창은 볼거리가 넘쳐난다. 전나무숲길이 아름다운 월정사~상원사 천년의 숲길, 대관령 양떼목장과 삼양목장, 방아다리 약수, 자생식물원, 웰컴 투 동막골 촬영장, 휘닉스파크, 용평리조트 등 수없이 많다. 또 백룡동굴 탐험과 칠족령 트레킹, 패러글라이딩 등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축제= 평창군 대화면에는 매일 수천t의 차가운 물이 솟아오르는 땀띠공원이 있다. 공원에 있는 땀띠물은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냉천수로, 이 물로 목욕을 하면 몸에 난 땀띠가 씻은 듯이 사라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는 28일부터 8월6일까지 땀띠공원에서 평창더위사냥축제가 열린다. 맨손 송어잡기, 대화천 다슬기잡기, 대화천 반두체험 등 천렵 프로그램과 '꿈의대화 캠핑장'의 캠핑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식감이 좋은 평창송어를 직접 잡는 것도 재밌지만 가족이 함께 잡은 송어를 불 위에 구워먹는 맛도 일품. 개막일 축하공연과 음악회, 군악대 연주 등 매일 밤 다채로운 콘서트가 열린다. 또 대화면에서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특설장터도 개설된다. 평창더위사냥축제위원회 (033)334-2277


[여행만리]오싹 평창…비밀계곡에서 여름을 잊었다

▲먹거리= 평창 읍내 올림픽시장에 가면 메밀부침만 30년 이상 지져내고 있는 원조 할머니를 만날 수 있다. 또 읍내 이조 막국수는 평창군민들이 추천하는 메밀국숫집이다. 담백하면서도 쫄깃한 면발과 양념이 특징. 평창한우도 알아준다. 읍내에 있는 평창한우타운은 부드러운 최상등급의 특수부위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대화면 더위사냥축제가 열리는 행사장 건너편에 있는 평창면옥은 강원도 찰옥수수로 만든 강냉이국수(사진)를 맛깔스럽게 내놓는다. 그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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