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순위 6.27대 1→18.61대 1
신규 수요 확대·특화설계 인기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6·19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과 부산 등 기존 인기 지역의 청약 열기가 되레 뜨거워지고 있다. 6·19 대책 이후 지난달 말까지 서울 지역 1순위 경쟁률은 18.61대로, 19일 전(6.27대 1)보다 3배가량 높아졌고 부산과 대구에서도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이 나왔다. 서울 전체로 전매제한 규제를 확대하고 조정지역 내 청약물량의 금융규제 강화를 핵심으로 한 6·19 대책에도 청약경쟁률이 이처럼 뛰는 현상에 대해 "신규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가 충분하다는 방증"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실수요자들이 새 아파트로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노후주택 증가에 따른 신규주택 수요 확대를 꼽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717개 택지지구 중 준공 후 10년 이상 된 택지지구가 492곳으로 전체의 69%를 차지한다. 1기 신도시로 꼽히는 일산, 분당 등이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이 이뤄진 1990년대에 형성된 점을 감안해 볼 때 이때 지어진 주택들은 평균 20년 이상된 노후 주택들이다.
신규 아파트의 특화평면도 청약경쟁률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1990년대 공급된 아파트 평면의 경우 대부분 거실과 안방을 전면에 배치한 2베이(bay) 구조로 설계됐다. 베이란 아파트에서는 전면 발코니 쪽으로 배치한 방과 거실의 수를 의미한다. 반면 최근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는 거실과 안방, 침실 2개를 모두 전면에 배치한 4베이 구조가 대세가 되고 있다. 4베이는 통풍과 채광에 유리할 뿐 아니라 공간 활용도가 높은 게 장점이다. 특히 늘어나는 베이 수가 만큼 발코니 길이도 늘어나 서비스 면적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높은 주거편의성과 단지내 조경 및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 등 기존 주택에서는 누릴 수 없는 서비스의 제공 역시 신규 아파트의 경쟁력을 높인 대목이다. 여기에 정부가 2018년까지 신규 택지지구 지정을 중단하면서 택지지구내 분양 막차를 타려는 수요도 높은 청약경쟁률 기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의 경우 30년 이상된 노후단지 비중이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교체수요가 높은 편"이라며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결코 저렴한 편이 아닌데다 6·19대책으로 전매가 강화됐음에도 높은 청약경쟁률이 지속되는 현상은 택지지구 공급제한에 따른 희소성이 작용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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