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서울 서북쪽 은평구는 북한산 자락을 끼고 있어 예부터 산수가 아름다운 최적의 생활터전이다. 녹번서 근린공원과 녹초공원 사이에 자리한 은평문화예술회관은 조용하고 한적해 여유로운 문화생활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회관 안으로 들어서면 주민들이 내는 악기소리와 합창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미술 전시회도 정기적으로 연다. 은평구 주최로 지난 11일 은평문화예술회관 기획전시실에서 문을 연 ‘익숙하고 낯선’ 전은 오는 25일까지 계속된다. 전시는 2회로 나뉜다. 먼저 김남영-김규서 2인전을 17일까지, 다음으로 김재원 외 22인 단체전이 25일까지 열린다.
전시를 기획한 김규서(24) 씨는 지역주민이다. 그는 군대를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작가다. 미술대학을 나오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작품공부를 했다. 은평구가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청소년문화의 집 ‘신나는 애프터 센터’에서 조그마한 전시를 했었는데, 박혜숙 은평문화예술회관 관장으로부터 요청을 받고 이번 전시를 열게 됐다. 은평구 측에서 대관비, 시설비, 홍보비, 초청료 등을 지원해 주었다.
김 씨는 “참여 작가들이 모두 은평구에 사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 지역의 사설학원에서 그림을 배웠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지만, 취미로 하는 이들부터 오랫동안 활동하신 분들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고 했다. 그는 “주변 존재에 대한 인식을 작품에 담는다. 스스로가 어떻게 사물을 존재하게 하고, 부정하는지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사제지간이 합심해 여는 전시라 더욱 뜻 깊다. 김남영 작가(58)는 ‘하늘사이미술학원’(은평구 대조동) 원장이자 작가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오는 9월 인사동에서 개인전도 앞두고 있다. 제자들과는 두 번째 여는 전시다. 김규서 씨와는 상반된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그래서 전시장도 두 공간으로 구획돼 ‘익숙하고 낯선’ 분위기가 공존한다.
김남영 작가는 숲을 주제로 한다. 그는 “물성(유화재료)과 자연세계간 관계를 그렸다. 안료는 원래 가루 형태인데 자연의 모습도 이처럼 가루화하여 점을 찍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세계를 하나의 허상으로 본다면, 본질적으로 극미(極微)의 세계를 나타내고자 한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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