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양(17)이 자폐성 장애인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니라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2일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양의 심리를 분석한 대검 수사자문위원(심리학과 교수)은 “김양은 그동안 알려진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니라 사이코패스적인 특성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양이 아스퍼거가 있었다면 학교 생활이 어려웠을 텐데, 초등학교·중학교 친구가 각각 너댓명씩 있다. 그런 사람이 아스퍼거를 앓는 경우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아스퍼거는 약을 먹어서 나아지지 않는다. 이랬다 저랬다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양 측은 국립정신감정센터와 대검 수사자문위원의 검사에 모순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양 변호인은 “사이코패스는 내재적 폭력성을 드러내는 게 일반적인데, 김양은 고양이를 오랫동안 키웠다. 그래도 사이코패스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검 수사자문위원은 “사이코패스는 자기 것을 소중히 여긴다”고 반박했다. 또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현실검증력 여부다. 김양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양은 지난 3월29일 낮 12시 47분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초등생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흉기로 잔인하게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공범 박양(18)은 같은 날 오후 5시 44분께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만난 김양으로부터 초등생의 훼손된 시신 일부가 담긴 종이봉투를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양의 결심 공판은 다음 달 9일 열릴 예정이다. 박양에 대한 구형은 한 차례 더 심리를 진행한 후 결정된다.
아시아경제 티잼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