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국형 전투기(KF-X)의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시제품이 나왔다. AESA는 전투기의 눈에 해당하는 핵심 장비로 국내 언론에 첫 공개됐다. AESA 레이더 개발사업은 KF-X의 핵심 장비인 AESA 레이더를 개발해 KF-X에 체계통합하는 사업으로, 규모는 약 3600억원에 달한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력 증강사업'으로 통한다.
13일 군은 "개발을 주관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지난해 4월 AESA 레이더 시제 개발업체로 선정된 한화시스템(과거명 한화탈레스)이 '입증 시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입증시제란 AESA 레이더 하드웨어의 국내 개발능력이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만든 시제품이다. 이를 토대로 KF-X 기체 앞부분에 실제로 장착하는 '탑재 시제'가 개발되며 오는 9월 AESA 레이더 입증 시제를 이스라엘 방산업체 엘타사(社)로 보내송수신장치와 결합하고 지상ㆍ비행시험을 통해 2차 성능 점검을 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엘타사의 선진 레이더 기술을 습득할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12월 AESA 레이더 개발 주관기관으로 지정된 ADD는 작년 8월 'KF-X AESA레이더 개발 및 체계통합사업 착수회의'를 시작으로 개발을 진행해왔다. AESA 레이더 개발사업을 중간 평가하는 점검위원회는 지난달 28∼29일 1차 점검에서 "AESA 레이더의 국내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입증 시제는 AESA 레이더 하드웨어 중에서도 송수신모듈(TRM) 1000개급 안테나와 전원공급장치로 구성됐다. 지난 2015년 11월 국회 국방위원회가 AESA 레이더 개발의 위험 관리를 위해 개발능력을 중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따라 만들게 됐다.
앞으로 남은 숙제도 있다. AESA 레이더 하드웨어 시제 제작과 별도로 비행 환경에서 운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하고 KF-X 기체에 맞게 안테나 등의 크기와 무게를 줄여야 한다. AESA 레이더 공대공 모드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지상시험을 마무리한 데 이어공군 수송기 C-130H에 장착해 수행하는 비행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공대지ㆍ공대해 모드 소프트웨어 시제 개발업체 선정에도 착수했다. ADD는 AESA 레이더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병행해 2022∼2026년에는 KF-X 시제기에 탑재해 시험할 방침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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