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 관련부서 해편…'국내차장' 명칭 삭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부애리 기자] 국가정보원이 대통령 선거 개입사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사건 등 총 13건에 이르는 각종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핵심 정보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작업도 진행했다. 국정원이 '적폐청산'을 위한 고(高) 강도 개혁에 시동을 건 것이다.
서훈 국정원장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국정원은 이번 개혁의 기본 방향으로 국내 정치와의 완전한 단절, 과거 의혹사건 진실 규명을 통한 미래 도약 기틀 마련, 정보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한 정보 역량강화를 제시했다"며 이같이 보고했다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우선 서 원장 취임 이후 첫 번째 개혁조치로 국내 정보관들의 기관 출입을 전면 폐지했다. 김 의원은 "이는 국정원 창설 이래 처음 있는 획기적 조치"라고 전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개혁 추진을 위해 지난달 19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위원장 정해구 성공회대학교 교수)를 구성하고, 산하에 조직쇄신 태스크포스(TF)와 적폐청산 TF를 설치했다.
우선 적폐청산 TF는 개혁위 측과 협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사건, 박원순 서울시장 문건 사건, 추모 전 국장의 비선보고 의혹 등 총 13건의 사건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하고 구체적 조사에 착수했다.
조직개편 TF도 현재 국정원 조직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개편안의 주요 내용과 관련해 국내 정보관련 부서를 전면 해편(解編) 하고, 국내정보 분야를 담당해왔던 국정원 2차장을 방첩업무 등을 담당하는 3차장으로 변경하키로 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에 따라 편제를 1차장의 경우 '해외차장, 2차장의 경우 '북한차장', 3차장의 경우 '방첩차장'으로 개편했고, '국내차장' 이라는 명칭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개편방향에 대해 국정원 직원들은 높은 공감도를 나타냈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국정원이 실시한 내부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직원의 81%는 '순수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TF 활동에 공감한다'고 답했고, 78%는 '각종 의혹 사건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알고 있다면 조사에 협력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아울러 "해외, 북한, 방첩, 대(對) 테러분야 등 국가 안보와 관련된 고유 업무와 미래 전략, 신(新) 안보, 과학기술 등 핵심 정보역량을 강화, '정치를 버리고 안보를 얻는' 재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며 "국정원은 전 직원이 '이번이 국정원을 정치로부터 자유롭게 할 마지막 기회'라는 공통 된 인식을 바탕으로 개혁에 동참, 과거의 멍에를 벗고 제2의 국정원으로 새롭게 탄생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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