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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군 쫓아버린 秋의 입, 국회 주도권까지 흔들린다(종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7초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머리 자르기’ 돌출 발언

협치 매듭 푸는 마당에


여당 대표가 찬물 비난

과거 언행도 도마에


당내에선 찬반 논란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돌출 발언치고는 악성이다. 마치 여당이 국회에서 185석을 가진 듯한 '위대한 착각'이다. 협치를 하겠다는 건지 파행으로 몰고 가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이상돈 국민의당 의원)


집권여당 대표의 돌출 발언이 급랭된 정국을 아예 멈춰 세웠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제보 조작사건'을 거론하며 "박지원 전 대표와 안철수 전 후보가 몰랐다는 건 '머리 자르기'"라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국민의당은 반발하며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했다. 이어진 의원총회에선 "그러잖아도 위기 상황인데, 참수(斬首)하겠다는 것이냐"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국민의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주도하는 보이콧 대열에 합류하면서 곤경에 빠진 여당의 발목을 확실히 잡았다. 이날 밤 예정된 이낙연 국무총리와 당 지도부의 만찬도 자연스럽게 취소됐다.


이어 원내 교섭단체로 구성된 야(野) 3당 중 유일하게 참여했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서 빠졌다. 이날 예결위에서 예정된 추경안 상정은 무산됐다.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추'자가 들어가는 건 다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머리가 아프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어렵게 끌어가던 청문 정국을 단박에 흐트러뜨렸다"는 볼멘소리가 튀어나왔다.


여당이 수습에 나섰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튿날인 7일에도 야권은 추 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추 대표의 사퇴와 민주당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의원총회 역시 "수모에도 정도가 있다"는 소속 의원들의 반발이 드셌다.


대여(對與) 투쟁의 선봉에 섰던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호기를 잡은 듯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칼로 손을 벨 수 있지만 세치 혀는 사람의 마음을 벨 수 있다"며 "집권여당의 대표가 정국이 꼬여있는데, 화나는 정치가 아닌 매듭을 풀어나가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야당으로선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론에 물타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셈이다.


'백기사'였던 국민의당이 돌아섰지만 추 대표는 정작 사과를 거부한 채 침묵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추 대표의 당 대표 취임 이래 상식에 어긋나는 선을 넘는 여러 가지 '설화'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추 대표는 지난 6일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가 실용성에 비해 정치·외교적으로 과장돼 있다"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다. 불과 6시간 뒤 독일 베를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예정됐던 터라 적절치 않았다는 반응이 일었다.


또 한미 정상회담 전날인 지난달 27일에는 "사드의 정치적 함의가 커졌다"면서 '전쟁 위기론'을 개진했다. 문 대통령 당선 직후에는 청와대 인사를 놓고 갈등 조짐을 보여 당청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아울러 추 대표는 제1야당 대표였던 지난해 11월 촛불정국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단독 영수회담을 제안해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결국 야권 공조의 붕괴를 우려한 민주당 의원 다수가 반대해 회담은 무산됐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정권이 바뀌고 여당 대표가 된 지 두 달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추 대표 스스로 야당 대표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반면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 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추 대표가 도대체 뭘 잘못했느냐"며 옹호하고 나서 그를 둘러싼 당내 잡음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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