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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정상 "훨씬 강한 제재와 압박"…'전략적 인내'틀 못벗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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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도발 이후 재차 압박 카드 선택…전임 오바마 정부 정책과 큰 차이 없어

트럼프 대북 기조 '관여' 현실화 어렵다는 관측나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미일 정상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한 북한에 대해 훨씬 강한 제재와 압박을 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3국정상의 회담 결과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추구했던 '전략적 인내'라는 기존의 대북기조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준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최대한의 압박과 관여'라는 새 대북정책을 선보이면서 전임인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정책과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북한이 ICBM 도발을 감행함에 따라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군사개입'과 '대화'의 의미를 담은 '관여'에 보다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결국 압박 강화에 무게를 실었다.

오준 전 주유엔(UN)대표부대사는 7일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만 보면 전략적 인내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략적 인내는 압박만을 활용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게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관여'라는 수단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내'에 방점을 찍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관여'정책을 심각하게 고민하지만 결국 압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관여에 해당하는 '대화'와 '군사적 옵션'을 적용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대화와 군사행동을 주장하는 측이 서로 대립하는 구도라는 점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가 어렵다.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 이후 대화보다는 군사적 행동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잠시 내비쳤다.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는 전날 유엔 안보리에서 "우리가 가진 여러 능력 가운데 하나가 막강한 군사력이다. 미국은 스스로와 우방을 방어하기 위해 우리 능력들을 최대한도로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도 반대한다는 점에서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는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면 세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면서 "다른 대안으로 도저히 충족 못하고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중국과 마찰을 돌파하겠다는 게 그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6일(현지시각) 한미일 정상회담 만찬에 배석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평화적인 압박 캠페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헤일리 대사의 강경한 발언을 주워 담은 모양새가 된 것이다.


오 전 대사는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 도발했을 경우 미국이 군사 옵션을 강구한다면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북한에도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개입 실현가능성이 다소 낮다는 점에서 레드라인(인내 한계선)의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는 "레드라인을 정해놓고 응징을 안하면 신뢰성이 사라진다"면서 "반대로 설정을 따르면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모두 좋은 결말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화카드도 사용하기가 어렵다. 북한의 도발로 인해 미국은 물론이고 국내에서 '북한 도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무슨 대화냐'는 주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보수진영은 대화 보다는 북한에 대한 심리전을 전개해 개혁개방의 기운을 불어넣어 북한 내부로부터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대화카드를 너무 쉽게 꺼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외교전문가는 "북한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면서 "언젠가 변화는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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