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주범 지목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와 화력발전 중단 방침
'클린 경제' 앞장 선 마크롱 대통령 강력한 의지 반영
전날 볼보자동차도 이같은 흐름 동참하며 친환경 정책 유럽서 확산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프랑스가 2040년까지 자국 내 경유와 휘발유 차량의 판매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선언에도 유럽권 국가와 기업들은 친환경 정책에 대한 고삐를 죄며 미국과 반대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니콜라 윌로 프랑스 에너지환경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2040년까지 모든 휘발유와 경유 차량의 판매를 중단하는 혁명적인 조치를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대기오염 주범으로 지목돼 온 내연기관 자동차를 퇴출하는 한편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도 2022년까지 중단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윌로 장관은 친환경 에너지 개발 가속화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조치라며 프랑스 기업들이 혁명적 전환을 이룰 만한 충분한 기술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자동차업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푸조와 시트로앵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PSA그룹은 정부의 구상이 2023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80%를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 차량으로 채운다는 자사의 구상과 일치한다며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프랑스의 친환경 정책 행보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줄곧 '클린 경제'로의 전환을 강조해왔다. 특히 환경운동가이자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활동해온 윌로 장관을 입각시키면서 관련 정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선언 이후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 캠페인을 시작하는 등 국제 사회의 '핫 이슈'로 떠오른 환경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성급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있다. 유럽자동차생산자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서유럽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 차량의 신차 등록률은 전체의 3.6%에 그치는 등 유럽 내 전기차에 대한 인식과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도 프랑스 정부의 발표를 환영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폐기될 가능성이 큰 정책이라면서 더욱 뚜렷한 계획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에 앞서 노르웨이가 휘발유와 경유 차량 판매를 2025년까지 중단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독일은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시장에 추가로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스웨덴 자동차업체 볼보도 2019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