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위험 노출 연금수급자 50% 달해…로보어드바이저 기술, 은퇴 후 자산운용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 될 것"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한국엔 빈곤 위험에 노출된 연금수급자가 50%에 달한다. 하지만 자산운용서비스는 너무 비싸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비용을 낮출 수 있다."
김우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는 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서울아시아금융포럼(SAFF)' 강연에서 청중들에게 "은퇴 후 한달에 얼마의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나오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퇴 후 자산 계획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고 투자와 관련해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애주기별 펀드나 연금보완서비스가 인기를 끈 것도 이러한 요구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빈곤 위험에 노출돼 있는 연금수급자 수가 49.6%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호주(35.5%), 멕시코(31.2%), 이스라엘(24.1%), 미국(21.5%), 일본(19.4%), 터키(18.4%)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에 비해서도 높다. 문제는 맞춤형자산관리 서비스가 대부분 '큰 손'인 자산가들에게만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정말로 자산운용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PB서비스는 숙련된 전문가의 많은 노력과 시간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일부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다. 김우창 교수는 신기술을 활용해 투자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비용 혁신을 이뤄낸다면 소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빈곤 위험에 노출된 50%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웰스매니지먼트(WM)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기술은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가 건강관리를 해주듯이 은퇴 이후 빈곤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재무와 관련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필요하다"면서 "로보어드바이저는 충격이라기보다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김 교수는 "(로보어드바이저와 관련한) 경쟁은 계속 이뤄지고 있고 한국은 중국이나 미국에 비해 너무 뒤쳐져 있다"고 지적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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