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기소된 이후 세번째 증인출석 거부다.
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3일 이 부회장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 이유로 증인신문 기일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사유서를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당초 재판부는 5일 오전 10시에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계획이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지난해 2월 청와대 안가에서의 단독 면담 때로 약 1년5개월 전이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15일과 2015년 7월25일, 지난해 2월15일 세 번 독대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면담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와주는 대가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을 법정에 직접 불러 뇌물수수 경위와 삼성에서 최씨 일가로 돈이 넘어가는 상황 등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함에 따라 차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 재판에도 두 차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모두 본인 재판 준비와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았다. 당시 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강제구인장까지 발부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이마저도 강하게 거부해 결국 증인 채택이 취소됐다.
이 부회장은 오는 10일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여서 두 사람의 첫 법정조우는 이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측 피고인들이 증언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어 이날 증인신문은 큰 소득 없이 짧게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역시 지난달 16일 박 전 대통령 공판에서 '자신도 같은 사안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을 염려가 있다'는 취지로 모든 증언을 거부했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의 공판엔 삼성 뇌물 사건의 혐의를 입증할 '키맨'으로 꼽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증인으로 나왔다. 안 전 수석이 청와대에서 근무할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적은 업무 수첩은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 개입을 밝히는 과정에서 중요한 증거가 됐다.
검찰과 삼성 측 변호인단은 이날 안 전 수석을 상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독대 과정, 업무수첩 내용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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