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맥주, 부산 해운대구 홈플러스 매장서 전국 평균 7.7배 팔려
강서·달서 맥주도 서울 강서구·대구 달서구서 '불티'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수제맥주와 지명이 만나면 뜬다".
지명을 딴 수제맥주가 해당 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주류업계의 새로운 '흥행공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업체들은 중국의 '칭다오', 뉴욕 '브루클린'과 같은 국내 대표 지역 맥주를 발굴하는 데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주요 지명을 딴 이른바 지역맥주들이 각 제품명으로 쓰인 지역에서 유독 높은 인기를 보이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 간 '해운대맥주'의 부산광역시 지역 홈플러스 점포 판매량은 전국 평균보다 약 3.2배 많았다. 특히 해운대구에 위치한 점포(해운대점, 센텀시티점)에서는 전국 평균보다 7.7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판매 상위 10위권 점포 중 부산·경남 외 지역에 위치한 점포는 서울 월드컵점(9위)이 유일했다.
서울특별시 강서구의 지명을 딴 '강서맥주' 역시 이름값을 했다. 이 맥주의 서울 판매량은 전국 평균의 약 2.4배로 타 지역보다 월등히 높았다. 전국 판매량 상위 10개 점포 중 8곳이 수도권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강서구 내의 홈플러스 강서점과 가양점의 강서맥주 판매량은 전국 평균보다 약 3.2배 높았다. 서울 남산을 기준으로 서쪽 지역에 위치한 점포의 강서맥주 판매량이 남산 동쪽 점포 판매량보다 2배 높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대구광역시 달서구의 이름을 딴 '달서맥주'도 대구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대구 판매량은 전국 평균보다 1.3배 많았으며, 특히 달서구 지역 내 점포의 판매량은 전국 평균의 1.8배에 달했다.
최근 '4캔 만원' 행사로 맥주 소비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편의점에서도 같은 추세가 나타났다. 편의점 CU에서 강서맥주의 6월 한 달간 서울 지역별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강서구가 25.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맥주 전체 순위에서 강서구의 매출 비중은 6.1%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 호응이다.
일반적으로 강남 지역에서 맥주 매출이 높은 것과 달리 강서맥주는 이름 그대로 서울 서부지역에서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강서구(1위) 외에도 마포구(2위) 17.8%, 양천구(3위) 10.5%, 서대문구(5위) 7.6%가 매출 순위 '톱5' 지역에 올랐다. 서부 지역의 매출 비중만 전체 60%를 넘는다.
대구에서의 달서맥주 인기도 뜨거웠다. 대구 지역 점당 매출은 서울보다 85.3%나 더 많았고 그 중 달서구가 32.2%로 북구 18.2%, 동구 15.0%, 중구 12.8%, 서구 8.2%를 압도적으로 제쳤다.
업계는 중소 맥주 제조사가 지역명을 따 선보인 맥주를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김홍석 홈플러스 차주류팀 바이어는 "높은 실적을 기록 중인 지역맥주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올해 안에 1~2종의 지역맥주를 추가로 소싱해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맥주 라인업을 강화하고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판로개척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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