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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달라졌어요"…'3無 시위' 돋보인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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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달라졌어요"…'3無 시위' 돋보인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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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민주노총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학교비정규직노조의 파업을 시작으로 1일까지 열린 파업은 예년과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달 30일 5만명(주최 측 추산)이 운집한 ‘사회적 총파업’은 경찰의 과잉진압, 시위대의 폭력행위와 무질서, 반(反)정부 투쟁 구호가 없는 ‘3무(無) 시위’였다.

◆확 달라진 경찰
우선 새 정부 출범 후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경찰이 달라졌다. 경찰은 이번 총파업에서 집회시위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집회에서 75개 중대 6000여명의 병력을 투입했지만 진압요원을 시위 현장 근처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게 했다. 경찰 방패와 진압봉, 최루액 분사기 등 시위진압 장비들도 집회 장소에서 찾아 볼 수 없었다.


경찰 버스 차벽과 살수차도 사라졌다. 차벽은 시위대와 경찰 간에 혹시 생길지 모르는 불상사를 예방하는 수단이었으나 오히려 시위대를 자극해 폭력시위로 변질되게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경찰은 이번 집회에선 교통 흐름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폴리스라인과 교통경찰만 배치했다.

또 2015년 민중총궐기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을 쓰러뜨린 살수차도 투입하지 않았다.


◆사라진 폭력시위
경찰이 달라지자 시위대도 바뀌었다. 집회와 행진이 질서정연했다. 지난달 30일 집회에선 폴리스라인 안에서 집회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요구사항을 외쳤다. 본집회를 마치고 행진에 나서기 전 한 노조원이 방송을 통해 ‘민주노총이 쓰레기를 안 치웠다는 얘기를 듣지 않도록 정리정돈을 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후 4시 10분쯤부터 진행된 행진 땐 정해진 코스(세종로사거리→종로3가→청계3가)를 따라 가면서 교통흐름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퇴근시간을 고려한 듯 코스를 평소 집회 때보다 짧게 잡았고, 행진 시작 1시간여 만인 오후 5시 20분쯤 자진해산했다.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열린 20여개의 크고 작은 집회에서 경찰과의 큰 충돌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반정부 구호 대신 최저임금 1만원 등 현안 외쳐
반정부 투쟁 구호도 사라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총파업이 비정규직과 저임금 노동자가 주도하는 첫 총파업이라고 선언했다. 총파업 무대에서 나온 발언 중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이 “(문재인 정부가)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보장 등을 지금 당장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 정도가 가장 강력한 대정부 발언이었다.


주요 발언자들은 최저임금을 시급 1만원으로 올려야 하는 이유와 비정규직과 청년들의 열악한 삶 등을 호소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최저임금은 삶의 문제다. 아플 때 제때 병원갈수 있는 권리, 곰팡이 피지 않는 햇볕 드는 집에서 살 수 있는 권리가 최저임금 1만원이다”라고 호소했다. 김민정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나는 장애인이고, 여성이고, 빈민이고, 불안정노동자”라며 “가난 때문에 최소한의 존엄마저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위해 총파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총파업 연대 단체 중 백남기투쟁본부가 경찰폭력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정도의 구호를 외쳤다. 오는 8일 열리는 민중집회에서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THAAD·사드) 반대 구호가 유일한 정치구호로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다음 주에도 총파업 주간을 이어간 뒤 오는 8일 오후 4시 30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7·8민중대회를 열어 총파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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