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익 감독, 이제훈ㆍ최희서ㆍ김인우 주연 '박열' ★★★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한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이제훈)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인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최희서)의 실화를 그렸다는 드라마. 두 사람의 사랑과 동지애가 톡톡 튀지만 애틋한 로맨스 영화는 아니다. 역사적 사건이 속속 제시되면서 사랑이 스크린 밖으로 밀려나간다. 두 사람이 육체적으로 교감하는 장면은 그저 손을 한 번 잡는 정도. 그래도 최희서가 개성 있는 연기로 '행간'을 짐작하게 해준다. 박열의 사상적 배경과 같은 세세한 정보는 나오지 않는다. 박열과 가네코, 그들이 한 일에 대해 미리 읽은 다음 보면 좋을 영화.
# 봉준호 감독, 안서현ㆍ틸다 스윈튼ㆍ제이크 질렌할ㆍ폴 다노 주연 '옥자' ★★☆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가 친구이자 가족인 슈퍼돼지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서는 모험 드라마. 컴퓨터그래픽으로 빚은 옥자가 귀엽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미자와 옥자의 끈끈한 사랑은 마지막에 가서 끔찍한 광경에 파묻힌다.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관객이 고민해야 할 정도로 깊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전 세계에 열 대밖에 없는 '알렉사65'를 사용해 촬영했다. '디지털 버전 70mm 카메라'라 할 만큼 압도적인 화소수를 자랑한다.
# 이사랑 감독, 김수현ㆍ성동일ㆍ이성민ㆍ최진리 주연 '리얼' ★
조직의 보스 장태영(김수현)이 카지노를 뺏길 위기에 자신과 이름뿐 아니라 생김새마저 똑같은 의문의 투자자(김수현)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액션 느와르. 김수현을 중국에 홍보하기 위한 뮤직비디오 같다. 다양한 색의 조화로 분위기 만큼은 세련돼 보인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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