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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경갤러리] 조선 선비, 세계로 통하는 門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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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宮) 벗어나 타지마할, 에펠탑 등 세계로
소재 확장과 변신…갤러리조은 내달 19일까지

[아경갤러리] 조선 선비, 세계로 통하는 門을 열다 마주보기-성베드로 대성당, 333.3×197㎝, Oil on canva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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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대문 사이로 웅장한 서양의 건축물이 나타난다. 전시장 중심에는 500호 대작 ‘마주보기-성 베드로 성당(2017)’을 볼 수 있는데, 전시도록에서 느껴지는 것보다 훨씬 더 깊고 은은하다. 원색 바탕 위에 마지막 작업으로 소나무와 미세한 점들을 그려 넣었다. 이는 민들레 홀씨 또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신기루처럼 펼쳐져 마치 꿈속을 드려다 보는 듯하다.

강철기 작가(53)는 그간 기와 문고리, 항아리 등 전통 소재로 한국의 미(美)를 추구해왔다. 주로 궁(宮) 그림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50대 중반, 30년 작가 생활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궁 밖으로 나가 세계와 만났다. 그의 신작은 로마의 성 베드로성당, 인도 타지마할,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 등 각 국가를 상징하는 다양한 유적지와 건축물을 담았다. 한국 안에 세계 곳곳의 명소를 품으려는 의지이자, 작가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려는 몸부림이다.

소재는 확장됐지만, 화면 양 옆에 그려진 한옥 문(門)과 문고리의 등장은 여전하다. 중심이 되는 키워드는 변하지 않았다. 문은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인 ‘소통’의 통로다. 강 작가는 “내 그림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그 공간을 해외로 넓혔다. 국경을 넘어 문화로 소통하려 한다”고 말했다.


[아경갤러리] 조선 선비, 세계로 통하는 門을 열다 마주보기-타지마할, 116.8×91㎝, Oil on canvas, 2017



문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강 작가는 “자고 일어나 문고리를 잡아 열면 그리운 어머니가 문 너머에 서 계실 것만 같다. 그런 절실한 마음을 관람객들이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철기 작가는 추계예술대학교 미술학부(서양화 전공)와 중앙대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서양화전공)를 차례로 졸업했다. 500회가 넘는 국·내외 전시회를 여는 등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제27회 대한미국미술대전 최우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단원미술대전, 중앙미술대전, 송은미술대상전 등에서 수상했다.


지난 26일 문을 연 강철기 작가의 스물다섯 번째 개인전 ‘조선선비견문록 2017’은 서울 한남동 갤러리조은에서 내달 19일까지 열린다. 스물네 점 모두 올해 제작한 신작이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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