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지난 대선 때 당원 이유미씨가 연루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 관련 조작 사건을 놓고 안철수 전 대표가 침묵을 이어가면서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씨가 ‘친안철수계’ 라는 점을 들어 안 전 대표에게 입장 표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반면 이씨의 단독범행이라며 안 전 대표의 연루설을 차단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단 안 전 대표를 만나 사건의 진상을 들어보겠다는 방침과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자는 주장이 혼선을 빚고 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27일 “안 전 후보 자신이 데려온 사람이 사고를 친 것 아니냐”며 “안 전 후보에게도 정치적 책임이 있다”며 해당 사건의 책임을 안 전 후보에게 던졌다.
그는 “(증거 조작을 인정한 이유미 당원은) 진심캠프 때부터 안 전 후보의 극렬한 팬이었다”며 “(조작된 제보를 받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가 창당 때 영입한 사람”이라고도 말했다.
그런가 하면 검찰 출신 이용주 의원은 해당 사건은 이씨의 단독범행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씨가 검찰 통보를 받고 깜짝 놀라서 21일에 '드릴 말씀이 있다'고 문자를 보냈다. 주말인 24일 우리 사무실로 이씨가 왔다"며 "고소·고발이 취하될 수 있는지를 묻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뒤이어 제보가 조작된 것이라고 말하길래 처음에는 제보자인 김 씨를 보호하려고 거짓말을 하는 줄 알고 '쓸데없는 말 하지 마라'고 했다"며 "그랬더니 어떻게 조작했는지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이용주 의원은 "그 말이 사실이면 당에서 보호해줄 사안이 아니며,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당에서 관리(케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의 책임론과 이씨의 단독범행 주장이 맞붙고 있는 가운데 특검 도입 여부를 놓고 혼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안 전 대표는)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며 안 전 대표의 책임론에 대해서 일축했다.
그는 이날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책임 있는 지도부 또 관계자라고 하면 이런 것을 '조작해서 해라'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해서 우리 당의 잘못이 있다고 하면 그 잘못도 철저히 규명돼서 관계자가 보고를 받은 사람이 있거나, 지시를 한 사람이 있거나, 또는 가담을 했다면 그대로 정확하게 처벌하고 법적 조치를 해야 한다"며 "따라서 저는 특검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의 도의적 책임표명 내지 사과 필요성에 대해서도 "안 전 대표 자신이 결정할 문제지, 아직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가 먼저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특검 도입 주장에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문준용씨 특혜 의혹을 특검으로 가자고 주장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는 적절치 않다”며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주장해도 늦지 않다고 의원총회에서 정리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은 김관영 의원이 해당 사건에 관해 “안철수 전 대표가 몰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YTN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지금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책임을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 전 대표에 대한 면담 계획이 있다면서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사람으로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일단은 다 면담하고 얘기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당 차원의 개입 의혹을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가 언급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출국금지 조치했으며 긴급체포한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28일 오후 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경제 티잼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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