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자영업자 기업대출로 분류, 주택가격 90%까지 대출...현황집계도 안돼 규제 사각지대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정현진 기자] 가계대출 부실의 숨은 뇌관으로 사업자대출(자영업자대출)이 지목되고 있다. 사업자면허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회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자영업자대출(사업자대출)에 LTV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영업자대출은 가계대출로 분류되지 않아 그동안 은행권과 2금융권 어느 곳에서도 LTV를 적용하지 않았다.
시중은행 한 부동산 대출 담당 임원은 "그동안 일부에서 사업자면허가 LTV 자유면허처럼 쓰여져 왔다"면서 "일부 금융권에선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해 사업자등록증을 만들도록 가이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면허가 있는 자영업자의 경우 주택가격의 85∼9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LTV는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때 산정한 주택 담보 가치의 일정 비율 이하까지만 대출해주도록 한 규제다. 부동산시장 하락기에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악화돼 전체 금융권으로 위기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집값이 떨어지면 금융회사가 담보 처분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LTV 비율이 높은 대출은 '시한폭탄'이 된다. LTV는 현재 70%까지 가능하며, 다음달 3일부터는 60%(서울 전역과 부산, 경기, 세종시 등 40개 청약조정대상지역)까지 강화된다.
자영업자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대출이 아닌 기업대출로 분류된다. 자영업자가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으면 LTV 적용을 받지 않는 이유다.
문제는 자영업자가 주택을 담보로 받는 대출은 주로 생활자금 용도로 쓰여 가계부채의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하지만 주요 시중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그간 규제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던 자영업자 주담대에 대한 정확한 현황조차 집계하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은 가계대출의 주담대와는 달리 사업장, 토지, 주택 등이 한꺼번에 담보로 잡히는 경우가 많다보니 주택담보대출만 따로 그 현황을 집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자영업자가 30억원을 빌린다고 하면 여기에 담보로 사업장, 본인이 거주하는 아파트, 보유 토지 등 여러 가지가 담보로 함께 들어간다.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자영업자 대출 중에서도 주택이 담보로 들어간 건수와 금액, 규모 등에 대한 현황 파악이 쉽지 않다"면서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선 전산작업을 별도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 뜨는 뉴스
최근 자영업자 대출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기업대출 중 자영업자 대출로 분류하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해 520조원을 넘어섰다. 2015년(460조원)과 비교하면 12% 증가했다. 520조원 중 360조원은 은행권 대출이고 나머지 160조원은 2금융권 대출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계부채 대책을 제대로 만들려면 현황파악이 우선"이라며 "숨어있는 가계부채인 자영업자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파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