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중국 북부에서 발달한 고기압으로 인해 올해 장마는 평년보다 늦게 시작되고, '마른 장마'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22일 "제주도 인근에는 25일 장맛비가 뿌려질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지역은 이번 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평년에 장마가 시작되는 날은 제주가 6월 19~20일경, 남부가 23일경, 중부가 24~25일경이다. 하지만 올해는 제주에서도 아직 장마가 시작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장마전선이 조만간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올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현재 제주 남쪽 먼 바다에 중국 상해에서 일본 큐슈 남해안쪽으로 장마전선이 걸쳐져 있지만 북쪽으로 올라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북부에서 발달한 고기압 때문이다. 고기압은 시계방향으로 도는 성질이 있어 우리나라 북쪽에서 아래로 기류가 내려오는데 이 기류가 너무 세다보니 장마전선이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5일 제주에서 장마가 시작되더라도 중부지방까지 장마전선이 올라오는 데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이 일시적으로 제주 인근까지는 올라오지만 다시 내려가서 다음 주 중반까지는 올라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부지방에는 당분간 비가 없겠으나 다음 주 후반에는 정체된 기류가 해소돼 장마전선이 올라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장마가 오더라도 가뭄이 해소될지는 의문이다. 기상청은 다음 달 강수량을 평년(289.7㎜)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기상청은 필리핀 해역에서 태풍이 발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필리핀쪽에서 태풍이 발생하면 우리나라에 직접 오지 않더라도 장마전선에 수증기를 공급해 강수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