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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슬퍼런 美 대북 압박 요구에 한발 물러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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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외교안보 고위급 회담…美, 대북 경제·외교 제재 책임 강조
환구시보 "중국이 북핵 이슈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은 중미 관계의 함정"


서슬퍼런 美 대북 압박 요구에 한발 물러선 中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오른쪽)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중국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팡펑후이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한 미·중 외교안보 고위급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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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21일(현지시간) 열린 미국과 중국의 외교안보 고위급 대화에서 양국은 북한 문제에 대한 강력한 압박과 메시지를 쏟아냈다.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을 계기로 대북 제재 고삐를 다시 죄고 나선 미국의 서슬 퍼런 압박에 중국이 한 발 물러선 결과다.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이날 회담에는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중국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팡펑후이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이 각각 수석 대표로 참석했다.

회담이 열리기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 정부의 대북 공조 노력은 인정하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골적인 경고였다.


회담 후 틸러슨 장관도 중국에 대해 "(북한에) 더 강력한 경제적·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거듭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 대상에 올린 북한 기업과 자국 기업들의 교류를 차단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는 사실상 중국 정부와 기업을 직접 겨냥한 내용이다. 미국이 최근 북한과 거래 의혹이 있는 중국 기업과 개인 목록을 중국 정부에 전달하면서 단속을 요구했을 때만해도 중국 정부는 "알아서 처리할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 합의를 계기로 관련 중국 기업 단속에 나서야 할 처지가 됐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이란 전제 조건으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틸러슨 장관이 북한의 돈세탁, 외화벌이, 사이버 공격 사례까지 거론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북한의 핵 개발 자금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모든 루트를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이 역시 상당 부분은 중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


틸러슨 장관은 또 양국이 '완벽하고 검증할 수 있고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기존 원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재차 강조한 것은 최근 중국은 물론 한국 정부 일각에서 거론되는 핵 동결이나 도발 중단 등을 전제로 한 유화적 협상론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북 제재와 압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독자 제재에 나설 것임을 거듭 경고해왔다. 수세에 몰린 중국으로선 일단 미국의 요구를 대체로 수용하며 미중 간 마찰은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미국의 대북 독자 제재 기류를 돌리는 등 급한 불은 껐지만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 역할론이 더욱 커지는 것은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 "중국이 북핵 이슈를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은 중미 관계의 함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이 함정을 피하는 현명함을 보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해 특별한 아이디어가 없다"며 "중국이 압력을 가하기를 바라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양국 고위급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지만 긴 터널에 첫 발을 디딘 것일 뿐이라며 안보 관련 상충하는 이해 관계를 조율하고 북핵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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