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덴마크 구금 당시 외부인에게 쓴 편지에, 수사에 조력하는 장시호씨를 비난하고,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보호하려 한 내용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법원 등에 따르면 정씨는 올해 2월 국내의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머니, 박근혜 대통령 등이 다들 고생이 심해 제 탓 같아 죄송스럽다"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입을 다무는 것뿐"이라고 적었다.
정씨는 편지에 "사촌의 행동에 모든 대통령님 지지자들께 고개를 들 낯이 없다"며 "어떤 행동으로든 정당화돼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썼다. '사촌'은 국정농단에 가담한 혐의로 최씨와 함께 기소됐다가 수사에 조력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장시호씨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정씨가 최씨와 대립각을 세우며 박영수 특별검사팀 등에 조력하는 장씨를 비판하고 최씨와 박 전 대통령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그동안 정씨는 국정농단에 가담했다는 검찰측 의혹제기에 대해, 모두 어머니인 최씨가 기획한 일로 자신은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한편 법원은 지난 20일 검찰이 정씨에 대해 청구한 두번째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10시13분께 "추가된 혐의를 포함한 범죄사실의 내용, 피의자의 구체적 행위나 가담 정도 및 그에 대한 소명의 정도, 현재 피의자의 주거상황 등을 종합하며 현 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정씨는 앞서 이달 2일 검찰의 첫번째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서도 기각 결정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은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한 번 더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관측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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