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미세먼지가 진정되면서 과도한 경유차 규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경유차는 '미세먼지 주범'으로 내몰리며 퇴출 압박을 받아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보고서'에 따르면 경유차는 국내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 중 공장 등 사업장(41%)과 건설 및 기계(17%) 등에 이어 4번째로 높은 11%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2030년까지 개인 경유차를 퇴출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경유차가 모든 미세먼지의 주범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수원대학교가 환경부에 제출한 '타이어 및 브레이크 패드 마모에 의한 비산먼지 배출량 및 위해성 조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의 상당량은 자동차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마모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운행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원인 가운데 경유차는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201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는 전체 배출량의 6%에 불과했다. 반면 도로 위에서 발생한 비산먼지 등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최근의 계절적 요인에 의한 변화도 미세먼지 문제가 온전히 경유차 탓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근거를 보여준다.
과도한 경유차 규제는 또 다른 오염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휘발유 차량이 늘어나면 온실가스 배출 문제도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유차 억제에 대한 대안으로 액화석유가스(LPG)차 보급 확대가 언급되고 있지만 LPG차 역시 경유차보다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배출한다.
한동안 위축됐던 경유차 시장도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A수입차 관계자는 "지난 4월 미세먼지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경유차에 대한 문의가 부쩍 줄었는데 최근 들어 다시 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경유차 때문에 미세먼지가 악화된 것은 아니라는 게 최근의 날씨 변화로 증명됐다"면서 "명확치 않은 인과 관계로 과도한 규제를 가하는 것은 왜곡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경유차 비중이 60% 이상으로 가장 높은 쌍용차의 경우 5월 내수 판매가 전월 대비 22.7% 증가한 1만238대를 기록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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